[기획] 누리호 발사 ‘미완의 성공’…‘스페이스 코리아’ 숙원 담아 우주로
21일 오후 5시 1차 발사, 성공적으로 진행…위성 궤도 안착은 실패
발사 한 시간 연기되며 마지막까지 긴장…진행과정 순조로웠지만 미완의 성공
전 과정 국산 기술…세계 7번째 국가 등재
2021-10-21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발사 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솟아 오르며 발사 자체에는 성공했다. 다만 더미 위성은 궤도 안착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직접 방문해 누리호 발사 이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목표고도에는 도달했지만 더미위성의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한편, 발사체 내부 밸브 점검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당초 발사 잠정 예정시간인 오후 4시에서 1시간 연기됐다. 발사체 추진 기술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막바지 단계에 해당하는 더미 위성 궤도 안착에 실패하면서 미완의 성공으로 그쳤다.
누리호가 11년 7개월간의 국내 독자 개발 과정을 거쳐 완벽하지는 않지만 발사 과정에는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우주산업에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누리호는 약 37만개의 부품이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기능을 작동해야 하는 만큼 발사 준비가 시작된 20일부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전날에는 누리호의 발사대 기립 작업이 진행됐다. 추진체와 전기를 공급하는 엄빌리칼(umbilical)에 기립됐으며, 이후 레인지(발사체 추적) 시스템, 발사체 자세제어계 시스템 점검을 마쳤다. 누리호와 엄빌리칼 연결이 완료된 후에는 기밀 시험도 진행됐다. 기밀 시험은 연료와 산화제 충전 과정에서 막히거나 샐 가능성이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밖에 탱크 점검, 소방장비 점검 등이 저녁까지 이어졌다.
발사 당일인 이날에는 발사 시각이 확정된 후 2시 30분 이후 연료탱크에 충전 작업이 시작됐다. 연료 주입 후 누리호 기립장치 철수가 진행됐으며, 산화제 탱크 충전 후 발사 30분 전 기립장치는 완전히 철수됐다.
이날 발사 성공은 단 16분7초(967초)만에 윤곽이 나왔다. 발사 카운트다운이 끝나면서 3단부에 실린 탑재체가 발사후에 원하는 궤도까지 올라가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이다. 발사 후 45분쯤 뒤에는 궤적 데이터를 분석해 누리호 발사의 성공이 확인됐다.
탑재체인 모사체 위성이 목표 궤도인 지구 저궤도(600∼800km)를 뚫고 올라가려면 이륙 직후부터 1단, 페어링, 2단 분리가 예정된 시간과 고도와 속도에 완벽하게 들어맞게 이뤄져야 하는데 다행히 계산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호는 오후 5시 발사 이후 순조로운 발사 과정을 보였다. 하지만 오후 6시 쯤 나로우주센터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더미 위성 궤도 안착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고고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고려하면 미완의 성공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순수 자체 기술로 제작부터 발사까지 성공한 세계 7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이전에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등 단 6개 국가만 독자적으로 우주 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