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복합화력발전소 건립 주민 반발 '가시밭길'

양주시 업체 포기로 무산…파주시는 결국 부지 이전

2013-08-11     안세한 기자

[매일일보] 경기북부지역에 원활한 전기 공급을 위해 복합화력발전소 4곳이 추진 중이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일 해당 자치단체에 따르면 양주 발전소는 주민 동의서를 받지 못해 업체가 포기했고 파주 발전소는 최근 토지보상 협상이 결렬돼 부지를 이전하기로 했다.

동두천과 포천 발전소는 마을발전기금 액수와 합의 문구를 놓고 주민과 업체가 막판 협의 중이다.

◇파주 발전소 보상협상 결렬…대체부지 검토

파주시와 SK그룹 계열 ㈜PMP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파주읍 봉암리에 900㎿급 발전기 2기를 갖춘 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했다.

토지보상액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말 보상 협의가 시작됐으나 업체는 3.3㎡당 52만원을, 일부 땅 주인은 최고 120만원을 제시했다.

토지주 64명 가운데 17명은 업체 측이 제시한 보상액을 받았으나 나머지는 대책위원회를 구성, 파주시와 SK 본사 등에서 집회를 벌였다.

보상액에 대한 견해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애초 지난 2월로 계획된 착공은 연기됐다.

보상협상은 지난 5일 최종 결렬됐다. 업체 측은 발전소 건립 부지를 이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사정이 알려지자 일부 단체가 발전소를 파주읍내에 건립해야 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시에 보내 민-민 갈등도 우려된다.

◇양주 발전소 주민 부동의로 업체 포기

SK E&S는 지난해 양주시 광적면 비암리에 최대발전용량 800㎿의 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양주시와 협약(MOU)을 맺었다.

업체는 당시 지식경제부의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의향서를 제출했으나 주민 동의서가 빠졌다.

마을발전기금 약속이 걸림돌이 됐다.

주민들은 기본계획에 반영되기 전 발전기금 약속을 요구했고 업체는 건립이 최종 결정되면 협의하자고 맞섰다.

주민들은 동의서를 전달하지 않았고 양주 발전소는 점수 부족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 대상에서 빠졌다.

결국 업체는 발전소 건립을 포기했다.

◇동두천 발전기금 '주민 1천억 vs 업체 30억'

동두천 발전소는 착공 전부터 시끄러웠다.

일부 주민들은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시장 소환까지 진행했다가 서명인 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6월 착공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주민 50여 명이 집회를 열고 공사 자재 차량 출입을 막아 공권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40대 주민이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비난하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현재 마을발전기금 액수를 놓고 업체와 주민들이 협의 중이다. 그러나 금액 차이가 워낙 커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행사인 동두천드림파워㈜는 30억원을, 주민은 1천억원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두천 복합화력발전소는 2014년 말 완공을 목표로 광암동에 1천716㎿ 규모로 건립되며 현재 공정률은 70%다.

◇포천 오·폐수관 관련 발전기금 문구 조율 중

포천의 경우 발전소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발전소와 연결된 오·폐수관 3.26㎞ 매설을 놓고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역시 마을발전기금이 문제가 됐다.

주민들은 공사를 막았고 시행사인 포천파워㈜는 주민 3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포천시는 민원이 잇따르자 지난 6월 공사 중지를 명령했다.

그러나 업체가 법원에 제기한 공사 중지 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겼다.

최근 업체와 주민이 마을발전기금 액수에 합의했으며 합의 문구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폐수관 공사는 지난 5일 재개됐다.

포천 화력발전소는 2014년 말 완공을 목표로 창수면 수동리에 1천450㎿ 규모로 건립되며 현재 공정률은 7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