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오류 탓에 GSK 백신 출하정지… 영유아 접종 대란 오나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 백신 다수 포함…아이 1차 접종 끝낸 부모들 ‘당황’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가 국내에 공급해오던 영유아 관련 백신 제품들이 갑작스럽게 출하 정지되면서 백신 접종 계획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GSK는 유통업체 등에 메시지를 보내 국내 유통예정이었던 8개 백신 품목의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공급이 중단된 품목은 △로타릭스(로타바이러스 백신) △신플로릭스(폐렴구균 백신) △멘비오(수막구균 백신) △하브릭스(A형 간염 백신) △프리오릭스(MMR 백신) △부스트릭스(Tdap 백신) △인판릭스-IPV, IPV/Hib(DTaP 백신) 등이다.
GSK의 백신 일부 품목 출하정지 이유는 CTD(국제공통기술문서) 현행화 작업에 대한 오류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식약처는 신약에 대해서만 허가 신청시 CTD로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으나, 지난 3월부터는 전문의약품 중 자료제출의약품 및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대상 제네릭의약품에도 적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식약처는 GSK 백신 품목들의 CTD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 행정 절차를 진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CTD 품목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추가적인 수입 및 출고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는 이들 품목 중에 영유아 관련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인 제품들이 포함돼 있어 갑작스런 출하 중단 통보로 인해 일선 의료 현장의 혼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일부 의료현장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해당 품목들에 대한 공급 중단 사실이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다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들에 대한 문제가 심화될 전망이다. 다회차 백신은 기본적으로 동일제조사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GSK 품목으로 1회차를 접종한 경우 끝까지 GSK 품목으로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GSK로 신규 접종을 시작한 이후 GSK 백신이 동나면 다른 의료기관에서 접종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최악의 경우 교차접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각 병원별로 우려가 되고 있는 백신은 신생아에게 투여하는 DTaP(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및 IPV(폴리오바이러스), Hib(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등이다.
해당 백신은 생후 2, 4, 6개월 시점에 투여하며, DTaP만 예방하는 3가 백신과 IPV까지 예방하는 4가 백신, Hib까지 모두 예방하는 5가 백신 등이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이를 한 번에 투여할 수 있는 5가 백신을 선호한다.
DTaP/IPV/Hib 5가 백신은 GSK의 인판릭스-IPV/Hib와 사노피파스퇴르의 펜탁심주가 있는데, 인판릭스-IPV/Hib의 공급이 중단될 경우 펜탁심으로 수요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각 병원들 마다 보유 백신 종류와 물량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차 접종을 끝낸 아이의 부모들이 백신 보유 병원을 찾아 다녀야 하거나 최악의 경유 2차 접종을 무기한 미뤄야 할 수도 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품목 대체를 위해 관련 업체와 지난주에 협의를 진행, 신속히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남아있는 백신을 최대한 끌어올 생각이다”며 “다면 백신 공급 중단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백신 접종 대기자들에 큰 혼란이 예상됨으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