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우주강국 향한 도전, 실패를 두려워말자

2022-10-28     매일일보
원동인
인공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가 되는 건 다음 발사로 미뤄졌다. 지난 21일 오후 누리호 발사 과정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누리호는 정각 5시 힘차게 하늘로 올라갔다. 성공을 예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목표에 다다르지 못 했다. 그래도 700km 상공까지 쏘아 올리는 데는 성공했다. 미완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모두 우리 기술로 이룬 개가다. 연구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아쉬움은 있지만, 외국 사례에 비하면 예산도 많이 부족하고 또 참여 연구개발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만한 성과를 올린 것에는 일단 박수를 쳐 줄 수밖에 없다. 어차피 본격 위성체를 쏘아 올리기 전에 발사체 시험을 위한 더미(모사체)를 올린 것이어서 다음 단계 본격적인 독자 위성발사의 성공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를 다시 갖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사 시험을 실패가 아닌 연습이라 볼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의 위성 기술은 상당히 높다고 알려졌지만 발사체에 관한 한 꽤 답답한 상황이었다. 이번 누리호의 경우 2010년부터 시작돼 11년7개월 만에 이룬 성과이지만 위성체 발사는 1992년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우리가 자체적인 발사체를 갖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었다. 가장 먼저 당시 한국의 로켓개발은 한미 미사일협정에 묶여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내부에서도 우주선 개발에 대한 소극적 태도가 스스로 발목을 잡은 부분도 있다. 우리별에 이어 최초의 상업위성인 무궁화위성을 외국에 나가 발사해야 했던 당시 상황에서 국내 발사체 개발보다 ‘경제적’이라는 논리가 힘을 받기도 했었다. 한국은 이번 발사로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술적 성취를 거뒀다고 하겠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300여 민간기업이 참여한 개발진은 지난 11년 7개월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동차 부품 수의 18배나 되는 37만개 부품을 조립해 15층 건물 높이의 로켓을 만들었다. 이런 노력들이 이번 누리호의 시험발사에서 최종 성공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적어도 3단 분리까지는 성공하게 만들었고 이런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성과들 덕분에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할 길을 열었고 2030년 달 탐사선 발사의 꿈을 꾸게 만들었다. 아폴로의 달 착륙과 최초의 우주인이 달 위를 걷는 영상에 부러움을 느껴본 세대로서 그 꿈을 우리도 꾸게 만든 우주개발을 향한 여정에 순간의 실패를 딛고 차근차근 나아가는 과학기술진에 감사와 격려를 함께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