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옥죄는 ‘빚’… 회생 불가 수준

가계대출에 다중채무까지 늘어 빚더미 올라 손실보상‧상환유예 등 정부 대책에도 비관적 ‘위드 코로나’ 시행 불구 회복 기대감도 낮아

2022-10-28     신승엽 기자
서울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옥죄는 빚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빚더미에 회생이 어려운 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빚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버티기 위해 빚으로 연명한 결과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지원금만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 결국 향후에 상환해야 할 빚만 늘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소상공인 경기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지난 1분기 기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빚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541조원)과 가계대출(290조8000억원) 등 자영업자 대출은 83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 동안 18.8%(131조8000억)나 증가한 셈이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다중채무도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급증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자는 250만5000명, 대출 잔액은 858조4000억원이다. 1분기보다 27조원 가량의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다중 채무자가 140만6000명으로 56%를 차지했다. 2년 전보다 34만5000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이들의 대출 잔액은 589조원으로 자영업자 전체 대출 잔액의 69%에 달했다. 고용 측면에서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8월 자영업자 수는 555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월보다 11만2000명이 줄었다. 최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30만1000명으로, 2019년보다 23만7000명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8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차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상환유예를 결정했다. 표면적으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상환을 유예한 것은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발생한 빚은 소상공인들이 그대로 갚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도 사실상 의미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 시기에 발생한 손실액을 보상한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피해액의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앞서 발생한 1~3차 대유행 시기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업체들은 손실보상 소급적용이 물 건너간 시점부터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위드 코로나를 통한 거리두기 완화도 장기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소상공인들의 빚 부담을 지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비가 다시 급증해도 지난 1년 8개월간 발생한 손실액을 메우는 데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늘어난 빚더미의 이자를 상환하는 점만 봐도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났다는 뜻이다.  소상공인들도 현재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진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에서 실내체육시설을 운영하는 김씨는 “서비스업과 합쳐진 개념의 업종일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지속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의 희망회복자금 등도 그동안 발생한 빚의 이자와 임대료로 순식간에 사라질 액수고, 현재 폐업할 자금도 없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