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세제개편안 원점 재검토 지시
“서민 지갑 얇게 하는 것, 정책 방향에 어긋나”
2013-08-12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중산층의 세(稅)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야당으로부터 ‘세금폭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향후 정부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제개편안으로 인해 촉발된 증세 논란 등에 대해 “특히 서민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인데 서민과 중산층의 가벼운 지갑을 다시 얇게 하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 방향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또 정부안과 관련해 “그동안 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았던 우리 세제의 비정상적인 부분을 정상화하려고 했다”며 “특히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해서 과세의 형평성을 높였다”고 말했다.그는 “근로장려세제의 확대와 자녀장려세제의 도입을 통해서 일을 하면서도 어려운 분들에 대한 소득지원을 강화했다”며 “이번 세제개편안은 저소득층은 세금이 줄고 고소득층은 세부담이 상당히 늘어나는 등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박 대통령은 “그런데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에 대한 오해가 있거나 국민들께 좀 더 상세히 설명드릴 필요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번 개편안은 아직 국회 논의 과정이 남아있고, 상임위에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당과 국회와도 적극 협의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바란다”고 말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박 대통령은 또 “세제개편안과는 별도로 내년도 예산안 편성시 서민, 중산층 예산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교육비나 의료비 지원 등 중산층이 피부로 느끼는 예산 사업은 반영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