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글로벌기업 70~80곳에 디지털세 과세로 세수 증가"(종합)

디지털세 도입에 삼성·SK하이닉스 세수 수천억 감소 다국적 기업 과세 늘어 중장기적으로 한국 세수 증가

2022-11-01     조민교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2023년부터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52개 국가의 세수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도 세수가 다소 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G20서 디지털세 합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치며 디지털세 도입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디지털세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 대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이 생긴 지역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세 합의안은 적용대상 기업과 과세권 배분비율을 골자로 한 필라 1과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을 중심으로 한 필라 2로 구성돼 있다. 필라 1은 연간 매출액 200억 유로(27조원), 이익률이 10% 이상인 대기업 매출에 대한 과세권을 소재국 정부에 배분하는 내용으로, 해당 기업들은 매출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 이익의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각 시장 진출국가에 내야 한다. 또 필라 2는 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1조원) 이상인 글로벌 기업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15%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고 있다. WSJ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을 인용, 전 세계 기업 7000∼8000곳이 과세 대상이 될 것이라며 1250억 달러(147조원)에 해당하는 과세권이 각국에 재분배되고, 전 세계 세수가 1500억 달러(176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세수 약간 늘어 한국도 디지털세가 도입되면 세수가 약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에 수행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합의로 인해 한국 정부의 세수가 약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세수 감소 요인과 증가 요인이 존재한다. 세수 감소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필라 1이 도입되면 해외에 과세권을 나눠줘야 하는 우리 기업의 수는 1개 내지는 2개 정도”라며 “이들 기업의 매출 규모가 워낙 커서 필라 1으로만 수 천 억 원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세수 증가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경우 70~80개 기업에 대해 우리 정부가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필라1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들어오는 수천억 원의 세수가 감소할 수 있지만, 필라2에 따라 세수가 늘며 종합적으로는 세수가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현재로서는 해당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률이 높지 않지만 거대 플랫폼 사업자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가 거둘 수 있는 세수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내년 입법화 거쳐야 이번 디지털세 합의안은 다자협정을 통한 세부안 마련과 각국의 입법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필라1은 내년 초까지 다자협정과 모델 규정을 만든 이후 국내 입법화를, 필라2는 올해 11월 중 모델 규정을 만들어 2023년 입법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다자협상에서는 매출액을 국가별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등 매출 귀속 문제와 반도체 등 중간재에 대해 최종 매출액과 어떻게 연관시킬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반도체 등의 경우 중간 투입재라 매출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서 매출 귀속 기준에 대한 논의가 조금 더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