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민간 재개발’… 연임 실패하면 불투명해 질 수 있어
‘재개발 활성화 6대 규제 완화 방안’ 적용한 재개발 공모 성공적
조합원들 민간 재개발 추진 의지 높으나 사업성 나올지는 미지수
집값 향방 불투명해져 과거 뉴타운 실패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 제기
2022-11-02 성동규 기자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오세훈표 재개발’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공모를 마감한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총 102곳이 신청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부 주도 공공재개발과 달리 민간 주도로 개발을 진행하고 서울시가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접수를 마친 서울시는 자치구 사전 검토, 자치구의 후보지 추천,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중으로 25곳 내외를 1차 신속통합기획 사업 후보지로 선정해 약 2만6000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기존에 5년 이상 걸리던 구역 지정이 앞으로는 2년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대규모 주택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재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사업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사업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일반 분양이 얼마나 생기냐다. 일반 분양이 많아야 조합원의 분담금이 줄고 재개발 이후 누릴 수 있는 시세차익이 늘어나서다.
이를 위해선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의 합)을 법적 상한보다 높이고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용적률 상향 등에 따라 기부채납을 늘린다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재개발과 다른 게 없는 셈이다.
임대주택 비중이나 주민 분담금 등 사업 조건은 물론이고 서울시가 어떤 식으로 개입해 조합과 어떤 관계로 사업을 할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집값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애초 과거 뉴타운 사업이 실패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집값이다. 당시 끝없이 오르기만 할 줄 알았던 집값이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대박 사업에서 수억원을 들여도 제값을 받지 못하는 애물단지 사업으로 전락하면서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주민이 늘었다.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가 곳곳에서 설립되면서 조합원 간의 대립이 격화, 사업추진을 위한 초기 작업도 진행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몇 년간 누적된 급등 피로감 등이 겹치면서 조만간 집값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욱이 2023년 재건축규제로 착공이 미뤄졌던 서울 둔촌주공 등 주요 단지들이 입주를 시작한다.
3기 신도시 입주도 임박하고 GTX도 비슷한 시기에 개통되면서 서울의 수요가 분산돼 집값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 시장이 내년 치러질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재개발 활성화를 밀어붙이고 있기는 하지만 향후 성공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오 시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지만 만에 하나 집권에 실패하면 사업 추진이 불투명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