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교육은 ‘측정’과 ‘평가’ 외면해 실패 자초, 개선 불가능”
교육감 선거에 의한 ‘교육문화의 정치화’ 문제도 지적 나와
2022-11-03 송상원 기자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사장 조일래 목사)이 주최하고 바른교육전국연합이 주관한 ‘교육현안 세미나’가 3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렸다.
‘평준화 교육의 문제점과 미래교육’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조전혁(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이명희(공주대 교수), 이명재(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씨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조전혁 위원장은 ‘평준화 교육의 현황과 개선 방안’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평준화는 엄밀히 말해 교육제도라기보다는 학생을 학교에 ‘강제’ 배분하는 편성제도다. 교육적인 요구보다 사교육과 학교 간 학력 차 등에 따른 정치, 사회적 폐단을 없앨 목적으로 도입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모든 조직은 그 활동의 결과가 측정돼야 평가할 수 있으며 평가돼야 개선이 가능하다. 이를 ‘드러커 프로세스(Drucker Process)’라고 한다. 그런데 평준화 제도는 측정과 평가를 외면함으로써 실패를 자초했다”면서 “측정과 평가가 부재하기에 개선이 불가능하다. 이것이 소위 평준화 정책의 실패와 관련해 ‘하향 평준화’라는 강한 딱지가 붙게 된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주대 이명희 교수는 “대한민국 교육 황폐화의 근본 원인은 ‘교육의 정치화’다. 교육감 선거에 의한 교육문화의 정치화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민노총과 전교조를 능가하는 교육감 선거 조직을 창출해 자유민주주의 교육감을 당선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MZ세대가 바라보는 전교조 교육의 문제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한국대학생포럼 이명재 회장은 “전교조가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이념 지향적으로 자의적으로 해석한 후 주입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 결과 극단적 휴머니즘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고 잘못된 민족의식과 통일관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에 대한 잘못된 해석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전교조의 이러한 행태는 젊은 세대와 어린 학생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부여하고 국민통합이 아닌 분열을 조장한다. 그들은 나라의 발전과 공동체의 안녕 및 국민의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교육한다”면서 “이는 우리를 시대에 뒤처지게 만들고 분열하게 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명재 회장은 특정 이념단체를 통해 발현되는 독단적인 주장과 다수의 횡포에 의한 소수의 억압은 민주주의가 아님을 강조하며 “전교조에서 이념설파를 위해 선점한 용어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방식으로는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 즉 비정상적 교육방법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한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의 경우 사회 발전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가 대표로 있는 곳이 아니라 은퇴한 목회자인 조일래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곳으로 이번 세미나는 부실한 발제문과 자료가 단점으로 지적됐다. 모든 발제문과 순서지까지 합한 세미나 자료가 A4용지 7장이었다. 발제문도 PPT를 캡쳐한 것이거나 2장 정도 분량의 자료였다.
설득력 있는 대안 제시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세미나 내용 중 경각심을 가져야 할 지적이 와닿았다. 그러나 교육제도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바탕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종합적으로 대안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진영논리를 바탕으로 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면서 “현 교육제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공감한다. 그런데 정권이 우파일 때와 좌파일 때 모두 교육제도 문제가 심각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진영논리를 넘어 제시할 수 있어야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