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정부와 국민이 요소수를 얕본 것인가?

2022-11-07     투플렌 박성기 대표이사
투플렌
[투플렌 박성기 대표이사] 디젤자동차에 필수로 들어가는 요소수가 부족해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한다. 요소는 석탄에서 추출하는 것으로 농업용 비료를 비롯해 디젤자동차의 요소수 생산 등 많은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요소수 부족 사태는 국내 요소의 80%를 수입하는 중국에서 호주와의 외교적 대립으로 인해 석탄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중국에서는 자체적으로 사용할 요소 생산량도 부족해져 수출을 금지시키게 됐고,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국내 자체 생산 업체가 없어 요소수 생산을 중국에 대부분 의존하던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으며, 부랴부랴 산업용으로 비축된 요소수를 일반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태이다. 요소수 부족은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요소수가 부족하면 우선 공해저감 장치가 부착된 디젤자동차가 시동을 걸 수 없어 운행이 중단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119구급대 차량을 비롯하여 소방차의 운행이 중단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긴급한 생명구조나 화재 진압에 119 차량과 소방차가 출동할 수 없게 된다. 민간 구급차량도 마찬가지이다. 이외에도, 전기 보수 공사 차량을 비롯하여 화물트럭 등,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 디젤엔진의 차량들은 전부 멈추게 되어 사회적인 대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요소수 부족 사태는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에도 정부기관은 요소수 부족 경종이 울리기 전까지 손놓고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으며, 사태가 심각해지자 부랴부랴 해결책을 찾으러 뛰어 다니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잘 들어보지도 못했던 요소수가 이처럼 사회 전반에 걸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런 중요한 요소를 왜 중국에 의존해 이같은 사태를 발생하게 만들었을까? 정부 정책은 사전 예측과 대응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정도로 중요한 전략적 물자인 요소수인데, 생산 업체가 국내에는 한군데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 사전에 대응책을 마련해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더구나 외교적으로 민감한 국가에 전격적으로 전략적 물자를 의존한다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만약 중국이 우리나라와 외교적 마찰이 발생해 수출금지를 실시한다면 우리나라는 물류대란 등으로 아수라장이 될수도 있다. 국가의 전략적 물자는 수익성을 떠나서 국가적 차원에서 생산 관리되어야 한다. 이번에 알려진 요소수는 새롭게 등장한 국가 전략 물자라고 봐야 한다. 수익성 때문에 국내 생산 업체가 없다면 정부가 지원하면서 생산을 하게 하던지, 아니면 정부가 직접 생산공장을 만들어 요소수를 생산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한다면서 노인들에게 돈을 줘가면서 길거리에 팻말을 들고 서 있게 만들지 말고, 정말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일에 돈을 쓰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정부의 참된 역할이지 않을까? 투플렌 박성기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