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최근 소각업계와 시멘트업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라는 접점에서 양 측이 충돌한 상황이다.
두 업계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시멘트 소성로와 소각장의 폐기물 처리에 따른 기후·환경영향 평가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어 충돌했다. 지난달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시멘트 소성로 폐기물 소각을 진단하기 위함이다.
양 측의 갈등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다. 시멘트협회는 ‘소각로가 불완전연소를 거치기 때문에 소각재 등 2차 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해당 내용이 갈등을 불러왔다는 것이 소각업계의 주장이다.
소각업계가 반박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소각로 온도는 750~850℃이고 해당 온도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나온다 △소각장에서 1200℃로 태우면 연료비가 2배로 들어가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온갖 공해물질을 다 내보내고 다이옥신도 만들며 소각 등이다.
현재 소각업계는 형평성을 골자로 한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소각전문시설과 시멘트 소성로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관리법’에서 다이옥신 배출허용기준을 0.1나노그램으로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는 시설이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점에서 유사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한 환경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멘트업계가 질소산화물(NOx) 배출 관련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지난 2015년 1월 1일 이후 설치된 시멘트 소성로는 NOx 배출 허용 기준이 80ppm이다. 하지만 2007년 1월 31일 이전에 설치된 소성로의 경우 배출 허용 기준이 270ppm에 달한다.
시멘트업계는 소각업계의 NOx 관련 주장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NOx 배출은 산업적 특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의미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체 NOx 발생의 약 90%를 차지하는 Thermal NOx는 폐기물 연료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온도가 높을수록 급격히 증가한다. 이에 따라 최고 2000℃의 고온이 필요한 시멘트 소성로는 타 시설보다 NOx가 많이 발생된다.
두 업계의 갈등은 연일 고조되고 있지만, 사실상 무의미한 경쟁이다. 기본적으로 소각업계는 산업폐기물을 다루고 있으며, 시멘트업계는 생활폐기물을 주로 소각하기 때문이다. 대기 환경을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양 측이 이득을 볼 수 있는 그림은 없다는 뜻이다.
정답이 없는 갈등은 결국 형평성 문제를 불러오고, 이는 새로운 비방전을 가져올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부정적인 요소를 포함한 말을 꺼내기 전 한번 더 고민해야 이러한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사건 해결을 위한 정답을 찾기 전 예방부터 신경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