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장동 특검' 힘겨루기 돌입
2022-11-11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박지민 김정인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시점과 대상, 조건을 두고 여야가 11일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단순히 대선 여론전 성격의 힘겨루기에 그칠지, 아니면 실제 특검 도입이 현실화될 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전날 이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검찰 수사가 미진할 때'라는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진의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해석이 갈리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시지탄이나 이 후보가 특검을 수용하기로 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기로 한 이상 오늘 당장이라도 여야 원내대표가 특검법 처리를 위해 만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이 먼저 만나자고 한다면 협상을 피할 생각이 없다"며 "특검과 관련해 만나자는 연락이 오면 그때 결정하겠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야당이 대장동 사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개입돼있는지 여부를 자신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대장동 사건에 대해 특검을 요구한다면 야당이 생각하고 있는 범위만으로 특검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조건부 특검이라고들 하는데 조건부가 아니라 특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느냐"며 "(이 후보가) 특검 수용쪽으로 적극적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또 "여야가 합의해서 특검법을 통과시켜야 되기 때문에 이제는 국회의 몫"이라며 "여야가 합의만 하면 당장 12월부터라도 특검 논의가 시작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다른 말이 나온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조건부라는 게 지금 수사부터 제대로 하고 그다음에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며 "마치 무언가 구리니까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힘의 정치적 공세에 대해 응답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때 특검을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조건부 수용이라는 애매한 입장으로 시간 벌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특검은 즉각 구성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의 실질적인 임명권도 여당이 가지면 안 된다. 야당이 갖거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단체가 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