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밴드처럼 붙이는 ‘패치형 치료제’ 개발戰 돌입
주사제·경구용 제제보다 복용 편해…코로나부터 치매약까지 범위 확대
셀트리온·동아에스티·대웅·보령 등 개발 나서…“2030년 1조 규모 전망”
2021-11-15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밴드처럼 붙이는 패치형 의약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업계는 수많은 기업이 패치형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치료제부터 치매약까지 약물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개발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1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패치제가 환자 편의성과 복약순응도에서 경구형 및 주사제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각 기업들도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s) 패치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바늘을 패치 형태로 몸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약물을 체내에 투여한다. 이는 혈관이 아닌 피부를 통해 약물이 전달되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의 일종으로, 바늘 종류와 전달방식 등에 따라 △고체(Solid)타입 △코팅(Coated)타입 △용해성(Dissolving)타입 △공동(Hollow)타입 △하이드로겔형성(Hydrogel forming)타입 등으로 구분된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기존 주름·여드름 개선,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 분야 외에 비만·치매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약물흡수유도제, 소아마비·B형간염 백신 등 전문의약품 분야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장기간 치료제를 투여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꺼려하는 주사제 방식을 대체할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그리피스대학교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호주 바이오기업 백사스의 피부를 통해 약물을 투약하는 경피용 백신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을 주입한 결과 항체 형성에 문제가 없었으며 충분한 보호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치매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우선 셀트리온은 최근 아이큐어와 공동 개발한 개량신약 ‘도네리온 패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 제제는 일주일에 두 번 부착으로 효과를 나타내며 복약순응도와 편의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 12년간 국내에서 독점 판매할 수 있는 판매권을 확보한 상태다.
동아에스티도 패치 형태 치매치료제 ‘DA-5207’를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DA-5207은 주 1회 부착으로 유의한 효과를 발휘한다.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으나 적정한 용량을 찾기 위한 과정인 임상 1b(용량 탐색) 과정을 밟고 있다. 또 식약처의 환자에 대한 장기간 부착시 안전성 자료 추가 요구에 따른 ‘장기안전성 시험’과 인도에서 진행될 글로벌 임상 1상도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 역시 도네페질 패치제 ‘DWJ1365’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인도에서도 DWJ1365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실시하면서 패치제 치매치료제 개발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라파스와 함께 마이크로니들 경피 패치에 대한 캐나다 특허를 획득, ‘마이크로구조체’ 제조기술을 이용해 미용제품, 의료기기, 의약품 개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2016년 공동 특허권자로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마이크로 니들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시장은 급격한 성장 속에서 10년 뒤인 2030년에는 약 2배 수준인 12억390만달러(1조352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약물을 패치형태로도 투여받을 수 있게 된다면 해당 약물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