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리비안 ‘상장 대박’에 전동화 전환 고삐죄는 현대차

리비안, 10일 상장 후 車 시총 3위 등극…곧 전기SUV ‘R1S’ 출시 현대차, 내년 미국 전기차 생산 본격화…내년 ‘아이오닉6’ 출시 준비 현대차·기아, 미래 대형 ‘SUV 전기차’ 비전 제시…주도권 싸움 ‘활활’

2022-11-18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무서운 기세로 돌진해오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전환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상장 후 4거래일 만에 세계 3위 시가총액 자동차업체로 올라섰다. 주가가 상장 첫날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한 결과, 시총이 1463억달러에 달하며 유럽 폭스바겐을 제친 것이다. 자동차 1, 2위는 테슬라(1조170억달러)와 일본 토요타(2555억달러)다. 리비안의 ‘상장 대박’을 두고 외신들은 전기차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미국경제지 포브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프라 법안으로 리비안 등 전기차 업체가 더 많은 정부지원을 받을 거란 기대가 관련 종목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실제 성장 잠재력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면 리비안의 시총은 설명이 안되는 수준이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전기차 판매량이 150대에 불과하며 매출은 0원에 수렴해서다. 나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리비안은 시장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9월 전기차 픽업트럭 ‘R1T’ 출시한 데 이어 내달 전기SUV ‘R1S’도 선보일 예정이다. 밀려드는 생산주문에 미국과 유럽 등에 추가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차시장 접수에 나선 현대차그룹은 리비안 등 신생업체들의 위세에 전동화 전환 속도를 올리고 있다. 치열한 신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선점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시장을 선제 공략하기 위해 내년 초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미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도 현지 생산 후보로 꼽힌다. 기아도 미국 조지아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전환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세 번이나 미국행을 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등을 찾아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과 생산설비 확충 등을 위해 8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에 따른 불가피한 생존 전략으로 해석한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설비 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이미 아산공장에는 내년 출시 예정인 중형 전기세단 ‘아이오닉6’의 생산라인을 도입했다. 추가적인 설비 공사는 연내 완료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현대차·기아는 미래 대형 ‘SUV 전기차’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1 LA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현대차 ‘세븐’과 기아 ‘콘셉트 EV9’ 얘기다. 이들 모델은 리비안의 ‘R1S’와 불꽃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세븐에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충전 효율을 높였다. 세븐은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20분 이내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또 1회 충전으로 최대 482km 이상 주행을 목표로 제시, 항속거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 EV9 역시 1회 충전으로 최대 482km 주행,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에 약 20~30분대 소요를 목표로 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아이오닉의 세 번째 라인업에 대한 콘셉트카를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친환경 모빌리티를 바탕으로 2045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리비안의 R1T와 현대차 ‘싼타크루즈’는 북미 최고의 픽업트럭을 가리는 ‘2022 북미 올해의 트럭’ 최종 후보에 올라 결승에서 격돌한다. 최종 결과는 내년 1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