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화' 가속 후폭풍…서울 월세 123만원 "진정한 하우스푸어" 낙담

올해 임대차 계약 중 36.4%가 월세 계약... 1~11월만 5만6169건 거래 "서민층 무주택 실수요자 부담만 가중" 우려나와

2021-11-22     신수정 기자
서울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정부가 집값 안정을 예고한 것과 달리 월세 가격 상승 및 전세의 월세화는 가속되고 있다. 이에 ‘월세화’ 가속 현상으로 결국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KBS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해 사과하면서도 “근래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까지 바라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세 난민’마저 놓치고 ‘월세 난민’이 될 상황에 처한 무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100만원대 월세 사는 진정한 하우스푸어 신세에 처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123만4000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2% 오른 가격이다.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월세 가격지수는 0.22%에서 0.25%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도 0.32%에서 전월 대비 0.02% 상승했다. 전세 가격지수와 전셋값이 소폭 떨어진 것과는 대비되는 현상이다.  월세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지만 올해 임대차 계약 중 36.4%가 월세 계약일 정도로 역대 최고 월세 거래량을 찍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체 월세 거래는 5만6169건으로 2011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처음으로 5만건을 돌파한 기록을 올해는 이미 지난달에 달성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해 전세에 준하는 수준으로 임대료를 높여 세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양상도 심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종부세 부담이 큰 서울 송파구, 서초구는 지난 9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0.73%와 0.63%로 월세 상승률 1·2위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일부는 매매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월세화 진행이 지속된다면 세입자 부담은 완화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한 정부가 월세화 현상으로 높아지는 주거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