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전자, TSMC 따돌리고 AMD·퀄컴과 新동맹 결성하나
삼성전자 3나노미터 공정 도입 TSMC보다 빨라
TSMC '애플 우대 정책'에 AMD·퀄컴 불만 제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과도 같은 궤적
2021-11-24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삼성전자가 24일 미국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제2공장 설립을 텍사스주 테일러로 확정함에 따라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를 따돌리고 미국 토종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AMD, 퀄컴과의 동맹이 더욱 공고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나 3나노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TSMC에 비해 수개월 빠른 계획이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만이 10나노 미만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기술 매체 테크레이더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TSMC의 애플 우대 정책에 대한 AMD와 퀄컴의 불만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TSMC는 PC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나 자동차 관련 반도체 주문이 몰리자 공급가격 조정을 실시했는데 AMD와 퀄컴 등 주요 팹리스에 20%가량의 가격 인상을 주문한데 비해 애플에는 2~3%대의 적은 가격 인상을 주문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맞물려 삼성전자가 내년 3나노 공정의 주요 고객사로 AMD와 퀄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AMD·퀄컴의 동맹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사슬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지향점과도 맞물린다는 평가다.
삼성은 AMD와 엑시노스 칩셋을 함께 개발한 경험이 있고, 지난 15일 외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내년 출시될 삼성의 신작 스마트폰에 퀄컴의 AP칩셋 사용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이번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 설립과 관련해 "테일러에 들어서는 신규 라인은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라며 "이번 라인 건설로 기흥·화성과 평택, 오스틴·테일러를 잇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생산 체계가 강화되고 고객사 수요에 대한 보다 신속한 대응은 물론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