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중 기술 패권 분쟁에 발목잡힌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차질…타이 美 무역 대표부 대표 사실상 인정 SK하이닉스 "이미 이천에 EUV 장비 도입…중국 공장 도입은 몇 년 후" 해명

2022-11-24     여이레 기자
SK하이닉스.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배치하려는 계획이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SK하이닉스측은 이미 이천 공장에 EUV 장비를 도입했으므로 중국 공장 EUV 장비 도입은 큰 우려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EUV 장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대당 가격이 2000억원에 달하지만 한 해 생산량은 수십대에 불과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한다. 최근 미중 첨단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되자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 정부에 EUV 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 금지를 요청했고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EUV 장비의 중국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한국과 중국 양쪽에 D램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ASML의 EUV 장비 도입이 늦어진다면 중국 공장의 공정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UV 장비는 국내 도입도 아직 초기이며 중국 우시 도입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며 "국제 규범을 준수하며 중국 우시 공장을 운영하는 데 문제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신공장에 지난 2월 EUV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진화에 나섰다. 이석희 사장은 지난 22일 EUV 장비 도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장비는 계속 들어와야 한다"고 답했다. 장비가 국내 공장에만 들어오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은 이천 공장에서 하기에도 바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평택에 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 같은 해 8월 세계 최초로 EUV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D램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제2공장 설립을 계기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달성해나간다는 목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에 ASML의 EUV 장비 도입을 목표할 시 장애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