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청운의 꿈을 안고 해양경찰에 합격했던 지난 2020년 여름날의 햇볕만큼이나 강렬한 열정으로 올여름 해양경찰교육원 신임과정을 모두 마치고 드디어 광활하고 푸르른 서해바다를 품은 이곳 충남 태안 모항파출소에 착임해 첫근무를 시작했다.
띠가 많이 자라는 좁을 길로 이어져 이름 붙여진 모항(茅項)은 해양경찰 여정을 갓 시작한 내겐 어머니와 같은 모항(母港)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 발 딛은 만리포해수욕장과 학창시절 친구들과 거닐던 천리포해수욕장 등 아름다운 모항 주변 해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양경찰로 다시 서게 되니 깊은 감회의 향수에 젖게 된다.
아직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한 새내기 순경으로서 푸른 해양경찰 제복을 입고 연안구조정 조타기를 처음 잡았을 때의 감격을 아직 잊을 수 없다.
모든 걸 싣고 저 넓은 바다로 나아갈 때마다 ‘이곳에서 또 누군가 추억을 만들고 꿈을 키워나가겠구나!’ 생각하니 자부심으로 설레는 기대감이 앞서는 한편, 저 아름다운 바다에도 보이지 않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희망이 될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비장한 책임감마저 벅차 오른다.
차가운 소설(小倩)의 절기를 지나는 11월말, 어느덧 4개월차 근무에 접어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선박출입항 등 각종 업무 시스템을 다루며 지역 어민들과 대화하는 게 아주 자연스런 일상이 되었다.
항상 웃으며 반겨주는 어민들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생각에 매순간 뿌듯함과 스스로 대견함을 느끼며 바다의 든든한 수호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데 항상 격려와 지지로 큰 도움을 주는 동료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위한 해양경찰 새내기 열정으로 ‘현장에 강한, 신뢰받는 해양경찰’로 성장의 약속을 다짐하며, 오늘도 새벽공기의 상쾌함과 애정이 가득한 이 곳 모항에서의 순찰근무를 위해 푸른 제복의 매무새를 가다듬고 바다와 국민 곁으로 힘찬 발걸음을 또다시 내딛는다.
태안해양경찰서 모항파출소 이영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