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1달도 안됐는데”…오미크론 등장에 전세계 초비상
스파이크 변이로 델타比 전파력 2배
새로운 악재로 거리두기 강화 가능성↑
“당국,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될 상황”
2021-11-28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한국형 위드코로나인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이 채 한 달도 넘지 않은 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오미크론’이라는 초강력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 위드코로나를 다시 접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우세종이 된 ‘델타변이’보다 강력하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면 수많은 나라들이 국경을 폐쇄하는 등 세계 차원의 사회적·경제적 충격이 예상된다.
2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은 이날 0시부터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종 변이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남아공 등 8개국을 방역강화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내국인의 경우는 백신 접종력에 관계없이 10일간의 시설격리를 하게 된다. 정부가 입국을 제한한 8개국은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 변이’ 바이러스로 지정했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문자 알파벳 열다섯 번째 글자다. 당초 열세 번째 글자인 누(ν) 변이로 명명될 것을 예상했으나 WHO는 오미크론을 택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의 돌연변이가 발견된 새 변이 바이러스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튀어나온 돌연변이를 통해 숙주 세포에 침투하는데,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기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돌연변이 수가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일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남아공과 홍콩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체코, 덴마크 등에서 감염자가 줄줄이 보고됐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이달 9일 수집된 표본에서 처음 확인됐다. 지난 24일 WHO에 처음 보고됐으며 최근 몇 주 동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검출과 동시에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전자 증폭(PCR) 테스트 결과 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며 “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급증은 이전 사례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지돼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더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초강력 변이는 그 등장 소식만으로도 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의 뉴욕증시가 지난 26일 2% 이상 하락하고, 유럽증시는 4%대 급락했으며, 앞서 마감한 아시아 증시도 2%대 하락했다. 상품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고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암호화폐(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 7% 이상 급락하는 등 일제히 하락했다.
새로운 변이로 세계 각국이 다시 경제 봉쇄를 하면 경기가 다시 위축돼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13.06% 폭락, 북해산 브렌트유도 11.55% 폭락했다. 더불어 영국, 체코,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은 외국인 입국을 강화하고 국경 폐쇄에 돌입했다.
우리 정부는 29일 종합적인 방역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 사이 오미크론 악재가 터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정부의 이번 코로나19 대책은 방역패스 확대 정도로 예상됐지만, 이번 새로운 악재로 거리두기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방역 당국은 “현재 아프리카 입국 확진자 모두에 대해 변이분석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최근 5주간 아프리카 입국 확진자는 22명이었고, 그 중 14명은 델타변이로 확인되고 나머지 8명은 바이러스양이 적어 변이 분석이 불가능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다행인건 아직까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델타 변이처럼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아직 오미크론 확진자가 많지 않아 그 영향력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방역당국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