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뛰는 대출 이자·주거비…한숨 깊어지는 가계

금리 급등으로 상환 부담 가중…월세 늘고 가격도 상승

2021-11-28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대출 이자는 빠르게 불어나고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며 가계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상승세와 전세 물량 감소세가 커지면서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5만7000건을 넘었다. 1∼11월 기준으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23만4000원으로 1년 사이에 10.2% 올랐다.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는 80만2000원으로 12.5% 상승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세입자 입장에서 주거비 부담은 전세가 가장 작고 월세가 가장 크다”며 “집주인의 보유세 증가 등에 따른 월세 선호, 대출 규제 강화, 대출 이자 상승 등이 월세 가속화로 이어져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의 대출 이자 상환 부담도 더욱 커진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P) 올린 데 이어 다음해 1분기 중 추가 인상도 예상돼서다. 이에 따라 이미 가파른 대출 금리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의하면 10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한달 새 0.25%P 오른 연 3.26%로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연 4.62%로 0.47%P 뛰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할 때 가계 대출 금리가 1.03%P 올라 지난해 기준 금융부채가 있는 1174만가구의 가구당 이자 부담액이 연간 149만1000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카드 사용액 제외)은 1744조7000억원에 달한다. 대출자 10명 가운데 7.5명이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주식 등에 투자한 사람들의 상환 여력이 금리 상승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