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첫 면역회피 변이' 우려… 백신 개발 속도

글로벌 제약사… 오미크론 백신 개발 착수 위중증 661명 이틀만에 최다… 10세 미만 첫 사망자 발생

2022-11-30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백신·치료제 개발사들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일 주요외신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또 다른 제약사 화이자 등 주요 개발사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과 치료제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재 영국, 독일, 캐나다, 홍콩, 이스라엘 등 10여개국에서도 확인됐다. 세계 각국은 선제 대응을 위해 입국 제한 조치를 실행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 28일 0시부로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 입국제한 조치를 시작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오미크론은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닌 매우 다른 변이”라며 “그것(돌연변이)의 일부는 우려스럽고 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시점까지 오미크론 변종과 연관된 사망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면서도 “오미크론이 이전 변이보다 전염성이 더 강하면 환자 수 급증과 보건 시스템 압박을 야기해 사망자가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코로나19 악몽, 글로벌 제약사 오미크론 백신 개발 착수 먼저, 모더나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내년 초에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의 폴 버튼 최고의료책임자(CMO)는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백신이 필요할 경우 모더나는 대량 생산에 앞서 내년 초에는 준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백신의 오미크론 변이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 2주 안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모더나의 플랫폼인 mRNA 백신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아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날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에 출연해 “오미크론이라는 특정 변이에 대한 백신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할 준비를 하기 전까지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는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자신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CNBC 방송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치료제와 관련해 좋은 소식은 대부분의 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불라 CEO는 또 “자사 백신이 인체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의 예방효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려면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노바벡스·존슨앤드존슨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항 능력 실험을 비롯한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고 성명을 냈다. ◇국내 위중증 661명, 이틀만에 최다… 부스터 백신 기간 앞당겨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00명대 초반을 기록한 가운데, 0~9세 연령대에서도 사상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3032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44만7230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누적 치명률은 0.81%다. 위중증 환자는 661명으로 이틀만에 최다치를 경신했다. 사망한 환자는 44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는 3624명을 기록했다. 이날 사망자 중 26명은 80세 이상, 8명은 70대, 7명은 60대, 2명은 50대다. 특히 0∼9세 연령대에서도 처음 사망자가 1명 나와 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위중증 환자 증가에 병상 확보도 비상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국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78.5%로 80%에 근접하는 등 포하 상태로 치닫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91.0%를 넘겼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86.9%, 83.5%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겨울(3차 유행) 때보다 확보 병상이 많아졌지만, 확진자가 많이 늘었다”면서 “수도권은 가동률이 80%가 넘지만, 애초 병상을 전국 단위로 관리한다는 방침이 원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미크론 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 권고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방역당국은 보다 안전한 일상회복을 위해 소아청소년, 미접종자의 기본접종과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추가접종에 집중해 접종률을 제고하고 면역형성인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