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강화…소명안되면 과태료
해외법인 손실거래 명세서 제출도 의무화
2014-08-19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역외탈세에 대한 추적을 강화하고 나섰다.내년부터 10억원이 넘는 해외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고 자금출처를 밝히지 못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또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해외현지법인의 손실거래명세서 제출도 의무화된다.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 소득·재산 등에 대한 정보파악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현지법인의 자료제출 항목을 늘리고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보완하는 내용의 방안을 마련해 이번 세법개정안에 담았다.정부는 우선 10억원 초과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위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계좌신고를 하지 않거나 적게 신고한 경우 계좌보유자에게 소명의무를 부과하고 미소명 과태료 규정을 신설했다. 미소명 과태료는 내년 보유분부터 개인에게 적용되며 소명요구 불이행 금액의 10%다.현재 해외금융계좌 미신고·과소신고에 따른 과태료(△20억원 이하 4% △20억원 초과~50억원 8000만원+20억원 초과금액의 7% △50억원 초과 2억9000만원+50억원 초과금액의 10%)에 미소명 과태료까지 더하면 위반자의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국내에서 100억원을 조세회피처로 빼돌렸다가 적발된 뒤 제대로 소명을 못할 경우 미신고 과태료 7억9000만원(2억9000만원+5억원)에 미소명 과태료 10억원(10%)를 더해 17억9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숨긴 돈의 18%에 가까운 돈이다.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가 도입된 지난 2010년 말 이후 부과된 미신고 과태료는 총 78건, 80억원이다.해외현지법인에 대해서는 의무제출 서류로 현지법인 명세서 외에 손실거래 명세서가 추가됐다.손실 거래를 통해 자금이나 물품을 해외법인으로 이전한 뒤 이를 빼돌려 비자금이나 상속·증여 등에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이에 따라 개인이나 법인은 손실처리된 항목 등을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제출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정부는 과태료 부과 대상을 지분 50%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확대하고 과세관청의 자료제출 요구 없이도 이를 제출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 과태료 부과대상에 개인을 포함했다.지난 2011년 기준 조세회피처 국가와의 외화거래액은 3238억달러(한화 약 360조원)로 수출입 실물 거래액(1615억달러)의 두 배나 되며 지난해 연간 해외자금세탁 적발액은 3조8111억원에 달한다.정부는 이외에 스위스 등과 과세관련 금융정보를 상대국의 요청으로 교환할 때 ‘1인별 교환’ 외에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없는 ‘2인 이상의 집단별 교환’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정기적 정보교환의 범위에 거주자와 내국법인을 추가했다.금융기관이 정보제공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았다. 내년부터 조세협약 체결 상대국과 금융정보를 교환하는 분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