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전쟁 잊으면 반드시 위기 찾아온다”

첫 NSC 주재 자리서 안보태세 확립 강조

2013-08-19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천하가 비록 태평하다고 해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기가 찾아온다는 말처럼 어떠한 경우에도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추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을지연습 첫날인 이날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을지 국가안보보장회의’(NSC)를 주재, “남북관계와 주변정세의 변화와 관계없이 우리 스스로 대비태세를 갖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이번 을지연습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가비상시에 대비해서 민관군이 합동으로 실시하는 범정부적인 훈련”이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시대 경우처럼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고 강조했다.이어 “전쟁을 비롯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책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이번 훈련을 통해 완벽한 대비태세를 확립해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이 NSC를 주재하기는 취임 이후 처음이다.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위협이 고조됐던 지난 4월2일과 4월26일(개성공단 사태 관련), 6월10일(남북 당국회담 관련)에는 NSC 대신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또한 박 대통령이 위기관리상황실에서 회의를 주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박 대통령은 지난 3월8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장교합동임관식에 참석하고 돌아온 직후 위기관리상황실에 들러 북한군 동향과 우리 군 대비태세를 보고받은 적이 있다.이날 회의는 오전 8시부터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의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류길재 통일장관, 윤병세 외교장관, 김관진 국방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등이 참석했다.회의는 북한으로부터 특별한 도발 위협이 없지만 국가비상대응태세 역량 강화와 국가사이버테러 위협 대응태세 확립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을지연습 첫날을 맞아 전반적인 안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첫 국가적 돌발상황이나 위기사태시 소집되는 NSC를 개최한 것은 실전과 같이 연습을 함으로써 안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아울러 최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타결됐고,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 때 제의한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이 받아들이면서 남북간에 해빙무드가 형성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안보를 강조한 행보를 보인 것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취임 초기 남북이 가파르게 대치하던 때와 다르게 개성공단 실무회담 타결을 계기로 북한과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안보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섣부른 도발을 방지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