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부동산결산]① 올해 건설사 경영 화두 ‘ESG’ 였지만… 아직 갈 길 멀어

중견 및 중소 건설사, ESG 평가서 A등급 ‘전무’ 녹색·환경신기술 평균 2.2건 보유…아직 부족

2021-12-05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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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경영 화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실현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 국내 건설사는 ESG 경영 도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에 나섰다.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는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 중 8곳은 올해 조직을 확대 개편해 ESG위원회를 마련하거나 ESG전담팀을 신설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간 ‘환경침해’, ‘안전사고’, ‘갑질 횡포’ 등 부정적 인식이 컸던 건설업계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계에서 ESG 도입의 유인과 환경은 아직까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기업지배구조원이 국내 상장 건설사들 중심으로 발표한 ESG 평가 통합 등급 자료를 보면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광주 붕괴 참사’로 B등급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10대 건설사가 모두 A등급을 받은 것이다.  반면 중견 건설사 중에는 A등급을 받은 곳이 전무했다. 태영건설‧아이에스동서‧신세계건설‧일성건설‧DL건설‧한라‧벽산 등 모두 B등급을 받았으며 금호건설‧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SGC이테크건설‧계룡건설 등은 최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ESG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으려면 ESG 위원회와 같은 전담 조직을 구축해야 하지만 대형건설사를 제외한 중견 건설사 및 중소 건설사들은 해당 인력들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중소 건설사 입장에서는 아직까진 ESG의 개념과 필요성조차 생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건설사 역시 저탄소 등을 위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미비한 편이다. 한국환경기술원‧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에 의하면 10대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친환경 기술 측면에서 발전의 척도를 확인할 수 있는 녹색기술과 환경신기술을 평균 2.2건 보유하고 있다. 녹색기술과 환경신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한 건설사는 현대건설로 총 5건이며. 다음으로 GS건설이 4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삼성물산‧대우건설‧포스코건설‧DL이앤씨‧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2건, HDC현산은 1건을 가졌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폐기물업체 8곳을 인수하는 등 친환경 건설사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도 녹색기술·환경신기술은 아직 0건이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 2011년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지만, 현재까지도 가진 기술의 수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건설사들의 환경부문 기술에 대한 양적 성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업계에서 ESG 경영이 확산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정연은 최근 발간한 건설정책저널 ‘ESG와 건설산업’에서 현행 제도가 ESG 경영 확산에 장애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건설업계에서 ESG 경영이 확산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정책지원 방안으로는 △탄소중립·제로에너지·그린 리모델링·도시재생 등 정부 사업의 ESG 활용 △ESG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 지원 △건설산업 특성에 부합하는 평가표준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은형 건정연 책임연구원은 “정부 차원에서 국제 규범을 충족하면서 한국적 현실과 건설산업 상황을 반영하도록 평가 방법을 정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건설업 ESG 평가 및 공시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평가기관을 육성하고 선정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대해선 ESG 적용에 따른 인센티브 등의 요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