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코로나19 재유행, 저비용항공사 벼랑 끝에
오미크론 여파로 전세계 입국제한조치 강화···국제선 운항 시점 지연될 가능성
LCC, 유상증자 통해 급한 불 껐지만···국제선 재개 없으면 경영난 심화할 전망
2022-12-05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저비용항공사(LCC)업계가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위드코로나19(단계적 일상회복)로 업황 회복 기대감을 키운지 한 달 만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복병을 만나 절망에 빠졌다. 국가들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이 항공권 예약을 보류하거나 취소해서다. 특히 LCC업계는 여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경영난이 해소되긴 커녕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CC는 이달 국제선 운항 계획을 잠정 보류하거나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24일 인천-방콕 노선 운항을 보류할지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당초 연합 전세기 형식으로 운항을 계획했지만 여객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 인천-코타키나발루 노선, 인천-태국 치앙마이 노선 운항 등도 확진자 증가로 운항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이달 1일에서 15일로 연기했고, 에어부산도 같은 노선을 연내 운항하기로 목표했지만 현재 내부적으로 보류할 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도 오는 24일 인천-싱가포르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었지만 정부 당국의 추가 운항 협의가 지연되면서 해당 노선의 화물 운송 사업만 우선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각국 정부가 방역과 입국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제선 여객 수요는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일본과 이스라엘 정부는 전세계 외국인 신규 입국을 금지했고,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접국 8개국 등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다.
국제선 운항이 다시 중단되면 LCC들은 재무안전성 악화로 더는 버티기 힘들 전망이다.
대부분 LCC는 적자가 계속되면서 지난 3분기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적자가 쌓이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의미한다.
지난 3분기 기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은 각각 자기자본(자본총계) –24억5000만원, -19억9000만원, -150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플라이강원은 자본잠식은 피했지만 부채비율이 856%, 588%, 3044%로 빚더미에 올랐다.
자본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항공은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이고 유상증자로 2066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간신히 유동성 위기를 벗어났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티웨이항공도 유상증자로 각 1238억원, 2271억원, 80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의 수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국제선 운항 재개 시점이 늦어지게 되면 다시 자금줄이 말라 생존 자체가 장담하기 힘들어진다. LCC들은 당장 올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4분기 추정치는 제주항공이 -692억원, 진에어 -434억원, 티웨이항공 –361억원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가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적자 탈출은커녕 적자 폭을 줄이기도 어려워지게 됐다”고 토로하면서 “아직은 국내 및 주요 노선 운항 국가에서 감염사례가 나온 것이 아니라서 모니터링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