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 방역패스 대상 포함
현장 반발 커져도 정부 감염보호 앞세워 귀닫아
2022-12-06 신승엽 기자
경기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전면등교가 가능해진 학교와 달리 학원의 경우 방역패스가 적용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일 코로나19가 청소년에게 확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 2월 1일부터 12~18세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방역패스 시행 대상에는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학원과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등이 포함됐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48시간 내에 발급받은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청소년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4주간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발생률은 성인보다 높았다. 18세 이하 청소년의 경우 10만명당 99.7명꼴로 감염됐지만, 성인은 76.9명에 그쳤다. 접종률이 낮은 청소년들의 감염률이 높다는 뜻이다.
청소년 접종률은 성인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자정 기준 12~17세 청소년의 접종 완료율은 27.9%에 그쳤다. 1‧2차 백신 접종 사이에는 2주 간격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으로 봤을 때 방역패스 시행은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대책이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을 두고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소년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는 전면등교가 이뤄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보내는 학원 등은 방역패스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원은 교육시설이라는 점이 동일하지만, 방역 대책은 다르게 적용된 셈이다.
정부의 방역패스 적용에 한국학원총연합회는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원을 규제하는 방침에 대해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소송 등의 대응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반발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귀를 닫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을 3주 정도 더 부여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여유 기간이면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시기를 내년 2월 1일보다 더 늦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기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손 반장은 “청소년을 코로나19 감염에서 보호하는 가치를 높게 봤을 때, 학습권에 대한 권한보다 보호라는 공익적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