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종부세와 강제 이주 정책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로 인한 과도한 세금 정책을 보면서 사회주의 국가의 강제 이주정책이 연상된다. 정부는 ‘종부세 대상자는 전체 국민의 2%밖에 해당하지 않으며, 25억원 짜리 주택의 경우 종부세는 평균 50만원밖에 안된다’며 국민의 반발 여론을 잠재우려 했다.
하지만 오래전 아파트를 구입해 20년 이상 거주하고 있던 1가주 주택자와 2년전 아파트를 구입한 1가구 주택자들의 경우 ‘세금 폭탄’에 한숨만 쉬고 있다.
20년 전 아파트를 장만했던 사람들의 경우 은퇴자들이 많다. 해당 아파트 1채만을 보유한 채 노후 대책 아래 착실히 살고 있던 사람들이다. 2년 전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의 경우 양도세에 묶여 아파트를 팔지도 못한 채 대출금 이자와 함께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야 했다.
이외에도 몇 배나 오른 재산세 역시 종부세 못지않은 세금폭탄으로 1가구 주택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이들 모두 부자로 규정했다. 몇 배나 오른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고 세금이 부담되면 집을 팔고 더 싼 집으로 이사를 하라고 강압하고 있다.
집값 상승은 우리나라만 해당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낮은 제로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금과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장만하려는 수요가 맞물려 집값이 급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신도시 개발, 수도권 경전철 노선 개발 등을 발표하며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그러면서도 집값 급등 현상을 순전히 국민 탓으로 돌리며 세금 제도를 고치고 대출을 옥죄어 집값 상승을 잡겠다고 나섰다.
서울 근교에서 한 채에 6억하던 아파트에서 살던 평범한 서민들이 갑자기 정부가 인근에 신도시 개발 발표를 하고 지하철역이 들어서면서 종부세 대상이 됐다고 가정해 보자 그 책임이 온전히 그들에게만 있겠는가.
재산세와 종부세가 부담되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라고 한다면 강제 이주정책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오랫동안 한 곳에 거주하고 있던 1주택자들의 사정을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높은 세금을 부과한 이번 재산세와 종부세 조세 정책을 보면 정부의 섬세함이 사라진 ‘행정편의주의’가 극에 달한 정책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