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럽서도 망비용 분쟁…유럽 통신사들 “美 빅테크, 비용 내라”

유럽 도이치텔레콤·보다폰 등, 미국 빅테크기업에 망사용료 내라고 압박 넷플릭스-SKB 갈등과 같은 구조…ISP와 CP 간 비용 문제 갈등 수면 위로

2022-12-09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유럽에서도 망제공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간의 망사용료 분쟁이 거세지고 있다. 9일 외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각국의 대표 통신사 13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빅테크기업들이 유럽 통신 네트워크 개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통신사들은 △도이치텔레콤 △보다폰 △텔레포니카 △브리티시텔레콤(BT) △오렌지 △텔레콤오스트리아 △비바콤 △KPN △텔레노르 △프록시무스 △알티체포르투갈 △스위스컴 △텔리아컴퍼니 등으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대표 통신사들이다. 이들은 “네트워크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빅테크 플랫폼에 의해 유발되고 수익화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네트워크 투자와 계획이 필요하다”며 “유럽연합(EU) 구성원들이 디지털 혁신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이 같은 상태가 지속가능하려면 빅테크기업들이 네트워크 비용에 공정하게 기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CEO들이 빅테크기업들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넷플릭스와 페이스북과 같은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 SK브로드밴드와 망사용료 분쟁 중인 넷플릭스는 망사용료 지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을 중단하고 SK브로드밴드와 채무부존재확인 민사소송으로 진행하며 국내 규제기관의 중재를 무시하는 처사를 보였다. 이후 1심 판결에서 법원은 넷플릭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패소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 어느 법원이나 정부 기관도 CP로 하여금 ISP에게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도록 강제한 예가 없다”며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인터넷 거버넌스 원칙에도 반한다”며 항소한 상태다. 글로벌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유럽 주요 국가들의 통신사들도 SK브로드밴드와 같이 ‘공정한 망사용료를 내라’는 주장을 펴면서, 세계적으로 CP들의 망사용료 분담을 위한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