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인텔, 금주 파운드리 담판…삼성에 미칠 파장 주목

양사 CEO 미국 내 보조금 두고 대립각, 금주 파운드리 위탁생산 여부 협상 협상 틀어지면 삼성에 유리…양사 동맹 시 3파전서 불리

2022-12-13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미국 내 반도체 보조금 법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류 TSMC 회장이 이번주 대만에서 회동한다. 인텔의 차기 중앙처리장치(CPU)를 TSMC에 위탁생산하는 사업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협상이 틀어질 경우 내년 TSMC와의 3나노 파운드리 경쟁을 앞둔 삼성전자가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겔싱어 CEO가 이번주 대만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부임 후 첫 아시아 출장에 나선다. 특히 대만에서 TSMC 경영진과 접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사업 협상을 위한 목적이 크지만 최근 보조금 관련 양사 CEO의 불화가 있었던 만큼 갈등이 봉합될지도 관심사다. 협상 결과에 따라 관계가 틀어지면 인텔이 삼성전자에 위탁생산을 맡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물론 보조금 문제와 별개로 사업 협상 결과가 매듭지어질 수 있다. 그러면 파운드리 3파전 구도에서 TSMC와 인텔의 동맹이 공식화돼 삼성전자가 고립되는 측면이 있다. 인텔은 직접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지만 내년 3나노에 진입하는 TSMC와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적으로 밀려 차세대 CPU 양산을 TSMC에 맡기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최대 라이벌이기도 하고 자체 설계도 가능한 종합반도체 업체로서 인텔이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위탁생산을 맡기기 꺼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인텔의 우선 협상 대상자에 오른 것이다. 인텔은 자체 생산과 TSMC가 맡게 될 외주 생산 비중을 두고 협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TSMC가 이미 애플로부터 3나노 생산라인 상당부분을 수주한 상태라 인텔의 물량을 맡을 여력이 있을지 파악하는 것도 이번 대만 출장의 목적이다. 인텔로서는 애플과 라이벌 관계인 만큼 같은 외주사에 차세대 CPU를 맡기는 것이 기술 유출 문제로 번지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로 인해 협상이 틀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양사 CEO가 보조금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운 배경까지 얽혀 있다. 바이든정부는 역내 반도체 제조시설에 대한 약 520억달러 지원 법안을 의회 가결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겔싱어 CEO는 TSMC나 한국의 삼성전자 같은 외국계 업체들이 이 법안의 혜택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법안이 무산되면 이미 미국 파운드리 투자를 확정한 삼성전자도 계획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 속에 류 회장은 대만의 기술이 세계 반도체 산업에 기여할 것이고 인텔의 주장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겔싱어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주요 사업 대면협상을 앞두고 얼굴을 붉힌 상황이다. 내년 3나노 공정전환의 승부수를 건 삼성전자는 양사의 협상 결과를 무시할 수 없다. TSMC가 애플을 넘어 인텔까지 고객사를 흡수하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차세대 3나노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기존 핀펫 공정에서 벗어나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채택할 계획이다. 이는 내년 상반기 가동 목표로, 내년 하반기 가동 계획을 세우고 있는 TSMC보다 앞서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이 5나노 대비 밀도와 전력 소모량, 속도 등 모든 면에서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존 핀펫 공정을 유지하는 TSMC가 원가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인텔의 경우 삼성전자나 TSMC보다 늦은 7나노대 진입을 앞두고 있으나 양사와 노선이 다른 공정을 택해 나노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