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양도세 완화 대선용이면 차라리 하지마라

2022-12-14     성동규 기자
김인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도 조만간 공식적으로 당정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달 임시국회 중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1가구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데 이어 갑자기 다주택자까지 세금을 깎아 주겠다는 것이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맛본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 전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6월여 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너무 뜬금없다.  그동안 ‘부동산 투기에 따른 불로소득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양도세 인하에 반대했던 입장과 완전히 상반되는 행보다. 그 속내는 뻔하다. 종합부동산세가 민주당이 예상했던 수준보다 더 많이 더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 수도권 민심이 출렁인 까닭에 부랴부랴 꺼려왔던 양도세를 손질하겠다며 나서는 모양새다. 필자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다주택 보유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와주어야 단기간 공급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이 안정된다.  더 일찍 해주었어야 했다.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가 아니라. 종합부동산세 폭탄 고지서 날려놓고 검토하고 있다는 공수표만 날리는 행태가 너무 무책임해 보인다. 진작에 다주택 양도세를 완화해주었다면 지난해와 올해 집값이 이렇게 오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올해 6월 1일 이후 10%p가 더 중과된다고 그 이전에 팔아라 했는데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전에 팔았다고 해도 최고 65%의 높은 세율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이전에 팔면 기본세율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준다고 했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가장 화가 나는 사람은 정부 말 믿고 집을 판 사람이다. 정부 말 믿고 집을 사지 않았던 사람을 ‘벼락거지’로 만들었고 임대사업자 등록한 사람은 ‘투기꾼’으로 전락시켰으며 집 판 사람은 졸지에 ‘바보’가 되었다. 좋다. 100번 양보해보자. 어찌 되었건 다주택 양도세 중과 완화에 대한 공은 쏘아 올려졌다. 시기도 늦었고 반대여론도 있으며 정부도 반대하고 있지만,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양도세 중과 완화를 하려면 제대로 출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내년 6월까지 매도한 다주택에 한해 기본세율과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상당히 많은 매물이 나와 빠르게 시장이 안정될 것이다. 하지만 한시적 10% 완화 정도 생각한다면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효과도 없고 명분과 정책의 신뢰 모두 잃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