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보육 정부지원 늘려야" 전방위 '압박'
박근혜 대통령 직접 거론 홍보물 제작 배포
2014-08-21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서울시가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활용, 정부를 상대로 무상보육 지원 비율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나섰다.재정난 때문에 올가을 '보육대란'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시는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무상보육 관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3일부터 시내버스 350개 노선, 1∼4호선 지하철 내 동영상, 전동차 내·외부, 시내 시 소유 전광판 등을 통해 정부에 무상보육 지원을 촉구하는 홍보물을 내보내고 있다.시는 특히 호소문 형식의 글에서 "대통령님!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단위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하셨던 그 약속, 꼭 지켜주십시오"며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거론했다.
이는 인수위원회 시절 박 대통령이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했던 발언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박원순 시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언급하는 발언이다.시는 아울러 '대통령님 통 큰 결단!'을 촉구하는가 하면 '하늘이 두쪽 나도 무상보육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도 표현했다.서울시는 이처럼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선 것은 실제 예산 부족으로 당장 10월부터 양육수당과 보육비 지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여야 합의로 지난 1월부터 무상보육 대상이 0∼5세 영유아 전체로 확대돼 서울시내 무상보육 대상 영유아가 기존의 두배인 21만명으로 늘었다.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시만 유독 시가 80%, 중앙정부가 20%의 무상보육비를 부담하는 구조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서울시의 일관된 입장이다.서울 이외 지역의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은 50%이다.시도지사협의회는 무상보육비 국고보조율을 서울은 현행 20%에서 40%로, 서울 이외 지역은 50%에서 70%로 올려야 한다고 촉구해왔다.그러나 이런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고도 법사위에 수개월째 계류 중이다.일각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될 무상보육 논쟁에서 박 시장 측이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홍보전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이에 여당은 박 시장을 상대로 무상보육 관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새누리당 제5정책조정위원회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무상보육 책임을 박 대통령에게 전가하는데 박 시장 눈에는 정부를 생채기 낼 생각과 재선만 차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서울시 내부에선 무상보육 대란이 현실화되는 상황을 우려해 추경 편성과 지방채 발행도 검토해왔으나, 정부를 상대로 한 무상보육 지원 촉구 홍보전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시 관계자는 "무상보육에 따른 지방 부담이 없도록 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지켜져야 하며 추경 편성을 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