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시시각각 변동되는 부동산 공약, 국민은 혼란스럽다

2021-12-21     신수정 기자
김인만

20대 대통령 선거를 약 3개월가량 앞두고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도면서 국민은 시시각각 변하는 부동산 공약에 혼란스럽다. 이로 인한 피로감도 상당하다. 정치적 이슈도 그렇지만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공약이나 발언을 보고 듣고 있자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특히 여당 후보는 ‘투기근절’을 외치며 관련 규제 강화를 발표했다가 최근엔 전혀 반대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장의 혼선을 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재설정한 부동산 정책 방향성은 △다주택 양도세 중과 한시적 면제 △공시가격 속도 조절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완화 등 ‘세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다. 

청와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및 종부세 강화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뿌리이자 핵심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실제로도 그동안 집 사지 말고 기다려라, 불로소득을 반드시 환수해 집값 안정시키겠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다. 

‘문재인 정부 시즌 2’라 불릴 정도로 강화된 규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재명 후보는 최근 ‘완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6개월 내 주택 처분 시 다주택 양도세 중과 면제, 9개월 이내에 처분 완료 시 절반 면제, 12개월 내 처분 시 4분의 1 수준으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주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임기 내 250만 주택공급을 목표로 공공 주도 기본주택 100만 가구 이상 공급을 계획했다. 소득, 자산, 나이 등 입주자격을 둔 기존 임대주택이나 기본주택과 달리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한 조건으로 설정한다. 

입주 기간은 30년 이상으로 전용면적 85㎡ 기준 월 60만원 정도로 저렴한 임차료를 조건으로 한다. 입주 유형은 30년 이상 임대 가능한 장기임대형과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주택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분양형으로 나뉜다. 

여기에 장기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전체 주택의 10%까지 끌어올리고,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도입해 현행 0.17% 수준의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까지 올려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되레 공공성이 강화된 듯 보인다. 게다가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규제를 완화한다는 발언은 국민에게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인지, 전환하는 척하겠다는 것인지 혼란을 가져온다. 

갑작스러운 규제 완화는 정부 말만 믿고 6월 1일 이전에 집을 처분한 사람들이나 지금껏 무주택자로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큰 상실감과 허탈감을 줄 수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바닥을 찍을 것이다. 

진작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그때 완화했더라면 올해 집값은 이렇게까지 상승하지는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고집스럽게 버텨왔는데 이제야 여당 후보가 공약 노선을 변경하고 당정이 급하게 협의하는 모습을 보이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다. 

국민은 지난 5년간 집값 급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동산 정책 이념에 충분히 많이 지친 상황이다.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지 제발 시장경제에 입각해 정책 신뢰와 일관성을 기반으로 희망을 심어주는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