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한 달 버티기도 힘든 실정…정부 지원만이 해결책"

정부와 지자체 책임 떠넘기기...무상보육 재원 고갈 상태

2014-08-22     김태혁 기자
[매일일보] 무상보육 재정 지원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힘겨루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한 목소리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서울시의회와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21일 오후 서울시의회 별관 2층 대회의실에서 '무상보육 재정 논란, 해법은 어디에' 토론회를 개최했다.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동안 무상보육 재원이 고갈돼 사실상 중단이 불가피한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기의 원인이 무리하게 무상보육 사업을 밀어붙인 중앙정부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이달 말이면 보육재정이 고갈된다. 카드 대납 방식이 있기 때문에 끝난 것은 아니지만 법적으로는 중단된 것"이라며 "양육수당으로 메꾸는 방법이 유일하나 매월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이 나가는 만큼 기껏해야 한 달 버틸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도, 안철수 의원도 약속했다. 새누리당도 전 계층에 대한 양육수당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소속 김생환 의원(노원4)은 "무상보육 위기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지방정부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부분에 있다"며 "무상보육과 같은 전국단위 사업은 정부 주도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고성희 서울 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정책을 뒤늦게 결정한 중앙정부가 오히려 지자체에 부담을 지우면서도 마치 서울시가 예산편성을 잘못한 것처럼 몰고 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정부와 지자체가 이해와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홍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연구위원도 "국가가 하는 사업은 국가가 지원하고 지자체가 하는 사업은 지자체 조례로 제정하는 게 맞다"며 무상보육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날 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무상보육 사업이 소득과 관계없이 전 계층으로 확대되면서 지원대상이 21만명 늘어 1765억원의 지방비 추가부담분이 발생했다.여기에다 국고보조율을 20%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면서 총 3708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타 시도가 중앙정부로부터 50%를 지원받는 것과 달리 20%만을 지원받고 있다.이상구 서울시 보육기획팀장은 "몇천억원의 추경예산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정부의 지원을 확대한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그러나 정부는 추가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성은희 서울시 출산육아담당관 또한 "당장 9월부터 대납에 들어가는데 복지부에서 대납을 못하겠다고 한다"며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앞서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상임위원회 소속 안철수 의원(노원병)과 민주당 서울시당 여성위원장 서영교 의원(중랑갑)이 참석, 축사를 통해 무상보육 사태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안 의원은 "정부가 무상보육을 단기간에 전면적으로 실시하다보니 여러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특히 보육재정으로 인한 재정문제가 지방자치를 위협하고 있다"며 "국고보조율 상향 조정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서 의원도 "국회에서 통과시켰는데 예산이 부족하면 국가가 도와줘야 한다"며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안 의원과 뜻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