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나온 오세훈표 재개발…속도 관건 ‘분쟁 조정’

102곳 중 59곳 대상 선정위 개최, 최종 21곳 선정 정비업계, 창신·숭인동 일대와 신월 7동 1구역 ‘주목’ “사업 속도의 관건은 분쟁 조정…소송 시 2~3년 추가”

2022-12-28     나광국 기자
서울시가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표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대상지로 21곳을 최종 선정했다. 서울시는 내년초 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으로 2만5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번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사업 속도의 핵심은 서울시, 자치구 그리고 조합이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분쟁을 얼마나 최소화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민간재개발 후보지 선정위원회를 열고 자치구에서 최종 추천된 59곳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최종 후보지 21곳을 결정했다. 선정된 최종 구역에서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22년 초 정비계획 수립에 착수, 2023년부터 차례로 구역지정이 진행된다. 정비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시에 약 2만5000가구 규모 주택이 공급될 전망이다. 정비업계에선 이번에 발표된 후보지 가운데 도시재생 1호지인 종로구 창신·숭인동과 양천구 신월 7동 1구역의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신월 동 1구역의 경우 높은 노후도의 영향으로 주민동의율도 75.7%을 기록하며 이번 사업 후보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동의율이 높을수록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분쟁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 도시재생 1호지인 창신·숭인동 일대는 도시재생지역 재개발 첫 사례가 됐다. 지난 6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도시재생지역도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도시재생 재구조화’를 발표한 바 있다. 주민 동의율도 높다. 창신동 재개발 추진위는 지난 10월 29일 성명을 통해 창신동 주민 동의율이 42.4%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주민동의율 30%라는 기준치를 넘긴 수치다. 다만 이번 재개발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동의율보다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분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빠른 사업을 돕는 대신 민간의 기부채납, 임대주택 등으로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수익성을 결정하는 이러한 조건들로 인한 분쟁이 길어지면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당초 기대했던 주택공급 효과가 늦어질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으로 통상 10년 걸리던 재개발 사업 기간을 5년으로 줄여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겠단 계획인데, 이를 위해선 구역지정 후 서울시와 지자체 그리고 조합의 분쟁이 관건이다”며 “보통 사업 진행 과정에서 소송이 걸리면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 재개발의 경우 원만하게 사업이 진행돼도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입장에선 기부채납을 통해 땅을 양보해 길을 넓히거나 공공에게 이익이 되는 건물을 짓게 되면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임대주택도 결국 수익성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빠른 주택 공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서울시의 의지가 계속되기 위해선 앞으로 지자체, 조합과 의견충돌 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도 이번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후보지 발표와 관련해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지역지정이 이뤄질 예정인데 여기서 말하는 순차적은 동의율 보다는 얼마나 조합과 지자체가 사업의 계획을 잘 세워서 서울시와 의견 충돌 없이 진행하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