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입주기업 방북…"답답함은 사라지고 편안해졌다"

2014-08-22     김순철 기자
[매일일보] 2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상화 합의 일주일 만에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찾았다. 지난달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이른 시간부터 분주한 움직임이 가득했지만, 사뭇 분위기는 달랐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미소를 잃지 않는 입주기업인들의 표정. 습한 날씨에 송글송글 이마에 땀이 맺힌 가운데서도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열띤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그간의 일들을 모두 떨쳐버리고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숙자 만선 법인장은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굉장히 답답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미소지었다.

북측 관계자들과 나눠먹을 간식과 도시락을 준비했다는 김석철 소노코쿠진웨어 대표도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개성공단 잠정 폐쇄 전 공단을 찾았을 때와 같은 기분"이라며 "그만큼 마음이 편안하다"고 전했다.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개성공단은 이제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며 "우리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출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정부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공단이 언제 재가동될지, 잃어버린 바이어들의 신뢰감은 어떻게 회복해야할지 고민이 많다는 것.이숙자 법인장은 "공단이 열렸다 하더라도 바이어 유치가 안돼있는게 문제"라며 "어차피 올해 물량은 모두 제3국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에 내년을 보고 영업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김석철 대표는 정비가 완료된 기기부터 선가동 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기계 종류에 따라 재가동이 가능한 날짜가 다르다"며 "수리가 완료된 기계에 대해선 우선 가동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섬유·신발 등 업종의 경우 "당장 내주라도 재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조속히 영업이 가능토록 작업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대표는 바이어를 개성공단으로 초청해 신뢰를 확보해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여전히 개성공단에 대해 불신하는 바이어들이 많기 때문에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 또한 "설비점검은 재가동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거들었다.이날 남측에서는 입주기업(전자·기계 업종) 43개사와 영업소 22개소, 한국전력, KT, 수자원공사,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등 차량 134대, 총 253명이 출경했다. 이들은 오후 5시께 복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