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건설현장 ‘전전긍긍’

올해 중대재해 사고 58.9% ‘건설업’… 중소 건설사들 가장 ‘난감’

2021-12-31 최재원 기자

서울의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 27일 중대재해법을 시행한다. 중대재해법은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처벌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해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올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상 중대재해 발생 등 산재 예방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장 1243개소의 명단을 보면 중대재해가 발생한 576개 사업장 중 339개소가 건설업으로 파악됐다. 절반 이상인 58.9%가 건설사인 셈이다. 이달만 하더라도 지난 1일 경기 안양 신축공사현장 타이어 롤러 깔려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일에는 부산 아파트 재건축 현장 카고 크레인 탑승·추락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한, 16일에도 부산 확장공사현장에서 굴착기 전도로 1명이 숨졌다. 중대재해법 시행에 대한 우려는 특히 안전전담 조직 신설 및 확대를 위한 비용 부담이 큰 중소기업들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들은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를 선임하고 안전 조직을 개편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이를 현실화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50인 이상 기업 314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 5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의 77.3%가 중대재해법 시행 전까지 안전보건 확보 의무 준수가 어렵다고 답했다. 중대재해법 준수가 어려운 이유(중복 응답)로는 28.0%가 ‘안전 투자 비용이 과도하게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경영책임자 의무 중 준수하기 가장 어려운 규정으로는 41.7%가 ‘인력·시설·장비의 구비, 유해·위험요인 개선에 필요한 예산 편성·집행’을 꼽았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사업주 책임이 매우 강한 법인만큼 현장 중심의 지원을 강화해 법 준수 의지가 있는 기업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