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百, 수입 브랜드 대거 입점 ‘논란’

국내 브랜드 퇴거 조치…대·중소 상생 역행 비판도

2014-08-22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대대적인 신관 리뉴얼을 단행, 해외 브랜드를 대거 입점하는 동시에 국내 브랜드를 퇴출시켜 이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다음 달 초 재개관을 목표로 진행 중인 본점 신관 리뉴얼 과정에서 국내 브랜드를 대부분 철수시키고 해외 브랜드를 대거 대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회사 측은 경기 불황과 백화점업계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신세계백화점은 알렉산더 왕의 캐주얼 라인 ‘T 바이 알렉산더 왕’, ‘바네사 브루노’와 ‘IRO’, 미국의 여성 컨템포러리 캐주얼 ‘빈스’ 등 수입 브랜드 총 22개를 선보인다.문제는 기존 입점돼 있던 국내 브랜드들이 내쫓기는 신세에 몰린 것. 우선 리뉴얼 중인 신관 4층 여성 캐주얼 매장과 5층 여성 구두 매장에서는 최연옥·신장경·쉬즈미스·요하넥스·시슬리·쿠아·에고이스트 등 국내 여성복 브랜드가 사실상 전면 퇴거한다. 수입 브랜드 가운데는 실적이 저조한 ‘ICB’만 퇴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이에 대해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편집매장 형태로 들어와 있던 일부 해외 브랜드가 별도 매장으로 독립하다보니 실제보다 숫자가 늘어나 보이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리뉴얼의 방향에 맞춰 입점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패션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 소비자들의 경우 수입 브랜드 입점 소식에 은근 기대를 걸고 있었다.잠원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평소 편집숍이 아니면 구매하기가 까다로웠던 수입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부천에 거주하는 대학생 B씨도 “개인의 취향 차이겠지만, 곧 입점 될 브랜드 중에는 평소에 내가 자주 입고 눈여겨 본 브랜드가 많다”면서 “값이 나가겠지만 트렌트를 읽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자주 쇼핑하게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하지만 국내 의류업체는 신세계백화점의 이번 조치에 반발했다.고가의 브랜드와 SPA(제조유통일괄화)의류가 패션 시장을 잠식해 가뜩이나 설 자리를 잃는데다 수입 브랜드만 늘리는 식의 매장 개편은 대·중소기업 상생을 역행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퇴출당한 국내 의류 업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억울할 수 있다”면서도 “백화점도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차원에서 본다면 크게 나무랄만한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