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삶의 질 저하시키는 편두통, CGRP 표적치료로 예방

2022-01-02     신종화 광명21세기병원 신경과 원장
신종화
살면서 한번쯤 겪어보게 되는 두통은 아주 흔한 증상인 만큼 질병처럼 느껴지기 보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느낌이 강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진통제 복용으로 참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가벼운 두통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두통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이 중에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만큼 증상이 심한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편두통이다. 어느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편두통은 전 세계 질병 중 6번쨰로 흔하고 2번째로 질병 부담이 높은 질환이지만 실제 진료를 받는 사람은 3명중 1명에 불과하다. 편두통을 단순히 이름처럼 한쪽 머리에만 통증이 나타나는 두통이라 정의하기엔 단편적인 부분이 있다. 뇌신경이나 뇌혈관의 기능이상으로 발작적이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의 일종을 편두통이라고 정의 내리며 이는 단순한 두통이 아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뇌질환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편두통을 조금 더 세분화해 보면 발생 일수에 따라 2가지로 구별한다. 한 달에 15일 미만으로 편두통을 경험했다면 이는 ‘삽화성 편두통’에 해당하며, 한 달에 15일 이상 편두통이 발생하고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는 ‘만성 편두통’으로 구분한다. 편두통이 이름처럼 반드시 머리 한쪽에만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머리 전체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며 머리에서 느껴지는 박동성 통증이 주요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처음에는 약한 강도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진통제 미복용 시 4시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또한 울렁거림과 두통을 동반하고 편두통이 발생하기 전 국소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편두통은 나이제한 없이 발생되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3배가량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말한 한 통계에서 편두통이 질병 부담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 이유는 일상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데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는 불안장애, 우울 등이 환자들에게 적지 않게 관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편두통을 단순한 두통을 생각하고 방치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만성 편두통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편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CGRP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CGRP란 신경 펩타이드 중 하나로 뇌척수막 혈관 확장을 일으키고 실제 편두통 발생 시 이 CGRP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확인된다. 이러한 CGRP를 차단하게 되면 편두통 증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월 두통 일수와 통증의 강도를 감소 시키고 급성 두통 치료제 복용 일수를 줄여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매년 삽화성 편두통 환자의 2%가 만성으로 악화되는 사례 발생되고 있으며 예방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14%미만 정도만 편두통 치료를 받고 있는 현실이다. 편두통이 삶의 질의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며 지나친 진통제 복용은 오히려 더 심한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두통은 생활습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 질환이다. 규칙적인 생활, 질 높은 수면,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 등은 편두통 예방에 도움이 되며 꾸준한 운동은 두통 감소에 효과가 있으므로 지속적인 운동 습관을 기르는 것도 편두통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두통은 뇌가 보내는 어떤 신호이다. 그 신호가 혹시 질병의 신호는 아닌지 진통제로 잠재워 피하기 보다 한번쯤 직시할 필요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