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칼럼] 집주인과 세입자, 소송전 화해때 주의할 점

2023-01-04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엄정숙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신규 세입자와 임대차계약을 하며 동시에 제소전화해 조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접수했습니다. 이 후 법원에서 하라는 대로 했는데 결국 불성립됐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제소전화해 신청을 두고 건물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법률에 대해 잘 모르기에 만약 실수를 범하게 되면 조서 성립이 불가하거나 강제집행 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소전화해란 소송을 하기 전에 화해를 한다는 뜻으로 법원에서 성립 결정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제소전화해 신청은 대부분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아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다. 다만 개인이 신청할 경우 보정명령이나 화해조서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 제소전화해 조서가 불성립되는 경우는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 사유로는 당사자(건물주, 세입자) 중 하나라도 화해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다. 제소전화해를 접수하면 법원에서 화해기일을 지정해 주는데 양측이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에는 대리로 출석하여 조서를 성립할 수 있다. 만약 한쪽에서 기일 착오나 조서 내용에 대한 부동의로 출석하지 않는다면 1번 정도는 법원에서 기일을 다시 잡아준다. 하지만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는다면 화해조서는 기각 된다. 제소전화해가 불성립되는 두 번째 사유는 제소전화해 신청 시와 화해기일 사이에 계약 내용이 변경될 경우다. 제소전화해를 접수하게 되면 화해기일까지 약 수 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그 기간 사이에 계약 기간, 계약 당사자 변경 등의 계약 내용이 변경되면 이를 정확히 수정하여 조서를 받아둬야 하고, 기존 계약내용으로 받은 화해조서는 효력이 없게 된다. 제소전화해가 불성립되는 세 번째 사유는 강행법률에 위반된 사항이 포함될 경우다. 건물주들은 세입자가 임대료 연체 시 권리금 및 계약갱신요구권 포기 같은 강행법률에 위반된 사항을 넣는 경우가 있다. 강행법률에 위반된 사항은 법원에서 기각하거나 보정명령을 내린다. 제소전화해가 접수부터 성립까지 안전하게 유지되려면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충분한 합의가 중요하다. 제소전화해 조서 작성 당시부터 세입자가 불합리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원만한 합의를 통해 작성해야 한다. 이후 화해기일 출석 여부를 꼼꼼히 체크 하고 화해기일까지 제소전화해 조서와 계약서상 내용이 달라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