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집값 하락 전환”에 일부 전문가 "더 오를 것"
“수요자들 집값 하락 예측…추격 매수 줄어들 것”
“수도권 공급 부족 해소되지 않아 상승지속” 반론
2023-01-05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주택 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가계대출 옥죄기 영향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 관계자들은 다양한 지표에서 ‘하락 전환’이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간 연구소와 일부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며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매수심리 위축이 연쇄 확산되고 가격 하락 지자체 수도 지난해 11월 첫째 주 6개에서 12월 넷째 주 30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와 맥락을 같이한다.
실제 서울 일부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2월 넷째 주(27일 기준)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25개 구 중 14개구의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강북구(0.02%→-0.02%)과 도봉구(0.003%→-0.01%)는 1년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고, 은평구(-0.03%→-0.02%)는 하락세를 유지했다.
주택가격 하향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20대 대통령선거 이후 양도소득세와 보유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물이 감소하면서 시장참여자들이 거래를 미루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7159건으로 전월 대비 10.8% 감소했으며 전년 동월 11만6758건에 비해서는 42.5% 줄었다.
정부는 각종 지표를 기반으로 집값 하락 전환을 장담하고 있지만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달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국의 주택 매매 가격은 2.5%, 전세 가격은 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누적된 공급 부족 문제와 전·월세시장 불안 지속으로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전국과 수도권 매매가격이 각각 2%, 3% 상승할 것이라 전망했고,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전국과 수도권 매매가격이 각각 5%, 7%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공통적으로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공급 부족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집값 상승세가 꺾이는 지역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 주택 가격은 우상향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으로 보이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값 상승 원인은 결국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본격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길게 보면 떨어질 것”이라며 “지난 2012년 거래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졌던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주택가격하락을 예상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무리하게 주택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