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공정의 조건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이 시대 거대한 변화의 선두에는 MZ세대 청년들이 있다.
인터넷 포털의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이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세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를 즐기며 고가 명품에 주저 없이 지갑을 여는 경향도 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태자면 MZ세대의 정체성에는 ‘공정 DNA’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MZ세대와 공정은 지난 수년간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가 돼 왔다. 지금도 공정이란 무엇인지 그 답을 찾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치열한 경쟁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입시나 취업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은 늘 문제가 됐다. 어디 그 뿐인가. 연예계 경연프로에서도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곤 한다. 심지어 공정은 정치적 책임을 묻는 단골소재가 됐다. 이제 공정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갈등조정 능력과 민주역량의 성숙정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됐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문제는 제각각 공정이란 잣대로 강요하고 있는 세태다. 도대체 공정의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원제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에서 통해 능력주의가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그는 “기회가 평등하면 재능과 노력에 따라 누구나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수많은 통계는 능력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상승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난한 부모에게 태어난 이들이 대개 가난한 성인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고착됐다는 의미다.
능력주의의 과실은 곧 사회적 상승이 이루어짐으로써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은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고착된 사회는 공정성이 담보된다고 해서 그 결과 역시 능력에 따라 성과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바탕이 되고 서로의 합의가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역동성 넘치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