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분노, 尹 공약으로...정의당은 페미니스트 종로 공천

"남혐부 박살내야" vs "젠더 갈등 조장마라" 尹 '여가부 폐지' 공약 두고 젠더 논쟁 가열

2023-01-10     김정인 기자
정영애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내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촉발된 젠더 논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젠더 갈등 조장"이라고 맹공을 퍼부었고, 정의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 후보에 페미니스트를 공천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남성혐오부를 박살내겠다" 또 "여가부 폐지는 상식"이라는 말로 공약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송영길 "尹, 이준석 아바타냐" 민주당은 10일 선대위 회의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송영길 대표는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아바타가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국정철학을 갖고, 자신의 공약을 국민에게 밝히고, 스스로 이재명과 토론하는 그런 자주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시하는 이 대표와 극적으로 화해하자마자 이대남이 원하는 여가부 폐지 공약을 전격적으로 꺼내들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발언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지난주 국민의힘 선대본의 '묻지마 봉합' 이후 윤 후보가 이 대표 감독 아래 막장 연기를 하는 것 같다"며 "아무리 준비가 안됐기로서니 지지율 얻겠다고 국민 분열,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면서 "꼭두각시 노릇하는 윤석열이나 청년 세대를 장기판의 졸 보듯 하는 이준석이나, 이 둘 모습에 국민은 피곤할 뿐"이라고 했다.  ▮정의당, 종로에 배복주 카드 여가부 폐지 공약을 가장 앞장서 비판하고 있는 정의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 후보로 페미니스트인 배복주 부대표를 단수 추천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부대표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당 젠더인권본부장으로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의 내부조사를 총괄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저는 장애 여성이고 페미니스트"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에 지치고 절망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의당은 이와 함께 이날도 윤 후보 측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오승재 선대위 대변인은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인 정치로 폭주하는 윤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젠더 갈등과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전날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윤 후보가 이 대표와의 재결합 결과물로 여가부 폐지를 들고나온 것을 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지지율을 만회를 위해서라면 청년을 성별로 갈라치고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일마저 서슴치 않는 후보에게 지도자로서 자각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한 바 있다.  ▮尹측 "남혐부 박살내고 새출발" 이에 대해 윤 후보 측은 강공으로 맞섰다. 장예찬 선대본 청년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여가부가 사실상 남성혐오부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처 개편 수준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번 깔끔하게 박살을 내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3개 중앙행정기관 중에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곳이 장관급 기관 중 딱 네 곳이다. 통일부, 법무부, 그리고 여가부와 공정위다" 또 "여론조사를 해보면 여성의 절반 가까이도 (여가부) 폐지에 찬성한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여가부 폐지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여가부 폐지 공약에 재차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가부 폐지는 후보와 저 뿐 아니라 우리 당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기 때문에 아바타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우리 후보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바타라서가 아니라 그냥 상식적인 선에서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가부, 여성가족청소년부로? 한편, 이날 여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처 명칭에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청소년 정책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알리는 차원에서 나왔지만 존폐 논란과 맞물려 주목 받았다.  여가부는 "향후 청소년 정책을 더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의미에서 '청소년'을 부처 명칭에 담는 방안을 적극 논의하겠다"며 "이와 관련해 청소년, 현장 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또 명칭 변경 추진 배경으로 "최근 위기 청소년 증가, 피선거권 연령 하향 조정 등 청소년의 사회 참여 기반 강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활동 증가 등 청소년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 변화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