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 교통망’ 지연에 고통 호소하는 신도시 주민들
2기 신도시… 단지 조성과 교통망 확충 엇박자
김포 주민 “출퇴근만 왕복 3~4시간 소요” 한탄
3기 신도시 BRT·고속도로 등 교통망 구축 속도
전문가 “실제 개통까지 7~8년 소요될 것” 예측
2022-01-13 신수정 기자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지난 10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3기 신도시 지역을 둘러싼 광역 교통망이 부실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근 교통망 확충 속도가 신도시 조성 사업 속도에 따라가지 못한 2기 신도시의 전례 때문이다.
서울에 직장을 둔 김포,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 지역 시민들은 출퇴근만 최대 왕복 3~4시간이 소요되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한 김포 거주 시민 A씨(40대 남성)은 “현재 아파트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20~30분 소요해 양촌역 입구에 도착한다. 양촌역에서 김포골드선을 타고 또 30여분 소요해 5호선 끝 노선인 김포공항역에 도착한다”며 “이때부터가 진짜 직장으로 가는 출근길의 시작”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외곽권으로 버스,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1기 신도시와 달리 2기 신도시 지역은 현재도 ‘광역 교통망 부실’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되는 주택 수요 분산과 집값을 잡기 위한 맹목적인 목적으로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통편의’는 고려되지 않은 탁상정책을 폈다는 이유에서다.
3기 신도시 지역에서 서울 도심까지의 접근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 교통편은 단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다. 3기 신도시 후보지 확정 전 2기 신도시때부터 ‘GTX 확장 노선의 여부가 신도시 성패를 가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였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최근 ‘간선급행버스(BRT)’ 종합계획 수정계획을 고시하며 GTX 신설과 더불어 대도시권 교통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2030년까지 BRT 신규 노선 55개가 신설될 계획이다.
BRT는 철도 사업비의 10% 수준에 불과한 예산으로 철도와 맞먹는 수준의 정시성을 보장한다. 이에 대도시권의 효율적인 교통체계를 구축할 교통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GTX 노선과 신규 BRT 노선으로 철도와 도로, 환승시설 등 대도시권 광역교통 개선 대책을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서도 3기 신도시 인접 지역의 GTX 등 서울 접근성과 교통 호재에 주목하고 있다. 신도시 교통 인프라가 직접 거주할 주택 못잖게 중요한 선택 조건 중 하나로 자리한다는 방증이다.
3기 신도시 예정지구인 경기 안산 상록구 건건동 일대는 GTX-C 의왕역 신설과 4호선 반월역~의왕역 BRT 노선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위치한 ‘건건동서해아파트’ 전용 84㎡는 교통 호재 소식이 있던 지난해 7월 4억5000만원이던 매매가가 두 달여 만에 5억8000만원으로 1억 이상 상승했다.
GTX와 BRT외에도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교통망에는 고속도로도 있다. 국토부가 지난해 30일 고시한 ‘제5차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에 따르면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등이 교통망 구축 계획에 포함됐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는 김포~파주~화도~양평~이천~오산~봉담~송산~안산~인천~김포 등을 순환하는 263km 거리의 고속도로다.
또한 3기 신도시로 선정된 지역들은 인근에 서울외곽고속도로와 IC 등 도로 광역 교통망이 갖춰진 입지들이다.
한편, 일각에선 여전히 ‘예상한 교통망을 이용하기란 꽤나 먼 미래의 일“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인천시에서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개통을 2026년으로 요청했지만, 실제 국토부 준공 계획 목표는 2029년으로 지정되면서 2026년 개통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서울 진입 30분대 교통망을 얘기하지만 현실적으로 개통 시기와 입주 시기를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3기 신도시도 성공 관건은 광역교통망 구축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