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9부능선 넘은 쌍용차 M&A…채권단 설득이 관건
에디슨모터스, 인수대금 10% 납입 완료
운영자금 마련·채권단 동의 등 난항 예상
키스톤PE 투자철회로 KCGI 자금조달 분주
2022-01-18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최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최종 인수까지 난항을 예상하는 시선이 여전히 많다. 에디슨모터스가 자금력과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대금(3048억원)의 10%인 305억원 중 지난해 11월 양해각서 당시 155억원을 납부한 데 이어 이달 10일 본계약에서 나머지 150억원 납입했다.
업계는 양사의 본계약 체결에도 불구하고 M&A를 마무리 짓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3월 1일까지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관계인 집회를 통해 채권자‧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회생계획안은 채권단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인가가 가능하다. 세부적인 자금조달 계획과 사업계획안이 회생계획안에 충실히 담겨야 하는 이유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여전히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및 운영자금(1조6000억원) 중 절반을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산은에 빌린다는 구상을 밝혔지만, 산은이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발전전략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검증하는 게 필요하다”고도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로 나선 키스톤PE가 투자를 철회한 점은 더욱 뼈아팠다. 남은 투자자인 강성부펀드(KCGI)가 키스톤PE의 몫을 담당하기로 하면서 상황을 수습했지만, 투자 철회는 시장의 회의적인 반응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강성부 KCGI 대표는 올 초 미국에 머물면서 해외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이미 3000억원 넘는 자금을 투자받기로 구두 확약을 받았다. 조 단위 투자를 하겠다는 해외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도 미래를 낙관했다. 우선 향후 유상증자와 해외 투자 유치, 평택공장 부지 담보대출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기술을 적용해 쌍용차 회생을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최근 인수대금과 투자계획 체결에 대한 의견 조율로 M&A 일정이 조금 지연됐지만, 쌍용차를 인수해 반드시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