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신도시 커뮤니티시설 애물단지 전락
비싼 운영비 탓에 멀쩡한 시설을 방치
[매일일보] 명품신도시를 표방하며 조성된 광교신도시 아파트단지 내 커뮤니티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다양한 여가·문화시설이 주거 만족도는 물론 사는 곳에 대한 자부심까지 높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상당수 아파트는 비싼 운영비 탓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멀쩡한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
25일 수원 광교신도시 에듀타운에 위치한 A아파트.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단지 내 피트니스와 스파, 스크린 골프연습장, 독서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 즉 커뮤니티시설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했지만 입주 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자랑거리였던 스파시설을 전혀 운영하지 않고 있다.
월 1000만원이 넘는 운영비 부담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운영비가 덜 드는 피트니스센터의 경우 주민들에게 월 1만원씩을 일괄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입주 전 크고 화려한 시설에 호감을 보였던 주민들이 막상 운영비를 내야 한다는 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좋은 시설을 이대로 계속 방치할 수 없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바로 옆 B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A아파트 못지 않게 단지 중심부에 커뮤니티시설을 설치한 이 아파트는 운영하지 않는 커뮤니티시설에 대한 문의가 관리사무소에 쇄도하고 있지만 비싼 운영비 탓에 입주민대표자회의조차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C아파트 역시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활용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나마 이 아파트의 경우 시공사가 한시적으로 피트니트센터 등 일부 시설에 대한 운영 비용을 지원하면서 돌아가고 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됐던 독서실은 두달 넘게 시설 운영이 멈춘 상태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시공사의 지원이 끝나면 자체적으로 운영을 맡아야 하는데 입주민들이 운영비 부담에 동의해줄지 걱정"이라며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은 입주민들의 공동재산인 만큼 운영비도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아파트 입주민 김모(43)씨는 "좋은 커뮤니티시설이 있어도 활용하지 못한다면 없으니만 못한 것 아니냐"며 "지역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크고 화려하게 짓다보니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고분양가의 원인이 됐을 텐데 하루빨리 활성화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