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좁게 보면 2030, 넓게 보면 1040까지 컴퓨터 게임을 즐겨하는 ‘게임세대’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좌우하는 ‘캐스팅보터’로 부상한 것 같아 게이머로서 감회가 새롭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여·야 유력 대선 후보 모두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잇딴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게임사들의 확률형아이템의 정보 완전 공개 의무화 등의 공약을 밝혔다. 윤 후보가 발표한 정책 공약에는 ‘확률형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e스포츠의 지역연고제 도입’,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해소’, ‘온라인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해 12월 확률형아이템 정보의 투명성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뽑기를 위한 뽑기인 ‘컴플리트 가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도 밝혔다.
국내 게임업계 주요 비즈니스모델(BM)로 자리잡은 확률형아아템은 게임은 무료로 이용하되 돈을 내고 장비 등 아이템을 확률형으로 습득하게 하는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원하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계속 돈을 투입해야 하고 확률로 결정되는 탓에 수십, 수백만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이 후보는 게임 관련 특보단을 출범시켰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을 출범 시키고, 단장에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를 임명했다.
윤 후보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e스포츠 대회 챔피언스 코리아 개막전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를 찾아 T1과 광동 프릭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2030의 이른바 게임 세대가 이른바 ‘캐스팅 보터’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정치에 무관심했다고 여겨졌던 2030세대의 투표율이 점차 올라가면서 대선 후보들이 마음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대표적인 게임악법으로 불리는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와 맞물려 대선 후보들의 잇따른 게임 관련 행보가 반갑다. 부모님 몰래 숨어서 하던 ‘불건전 오락’이 모두가 즐기는 ‘건강한 문화’로서 인정받는 것 같아 게이머로서 감회가 새롭다.
이참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분류 추진, 돈 버는(P2E) 게임 등급분류거부 등 아직도 남아있는 부정적 게임 이슈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들이 전향적으로 검토해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