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물가… 설 전후 줄이어 인상
지난 연말부터 식료품 가격 인상 단행… 생활용품까지 줄인상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요인…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 심화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제조·유통사들이 원가 인상 등으로 가격 인상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어 지난 연말부터 생활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설 전후로도 죽·커피·고추장·된장을 비롯해 세탁세제와 같은 생활용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인 만큼,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부담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전월대비 상승률은 보합세를 보였지만, 전년 동월 대비 9.0%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만큼 설 전후 소비자물가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작년 9월 7.6%, 10월 9.1%에서 11월 9.8%로 정점을 찍고, 12월엔 약간 하락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농림수산물은 작년 동월보다 6.1%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축산물은 18.9%나 뛰었다.
CJ제일제당은 다음달 1일부터 2018년 제품 출시 이후 처음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비비고 죽’ 상품 10종 가격을 15% 인상한다. 동원F&B도 3년 만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양반죽 12종 판매가격을 약 15% 인상했다. 앞서 CJ제일제당과 동원 F&B는 어묵 가격도 평균 10% 인상했다.
대두 등 수입산 원재료 가격도 오르면서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지난 18일 설 명절 이후로 고추장과 같은 장류의 가격도 7~9% 인상하겠다 밝혔다. 이날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원재료비, 물류비 등급 등으로 인해 네스카페 가격 인상을 평균 8.7%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서식품은 14일부터 커피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7.3% 인상해 맥심 커피믹스와 카누 제품들의 가격이 올랐다.
치약·샴푸 등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생활용품 가격도 연이어 오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일 치약과 세제,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 36개 제품의 편의점 납품가를 11~14%가량 인상했다. 애경산업 역시 지난 1일부터 온·오프라인 전 유통 채널에 걸쳐 세탁세제, 주방세제,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 납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세제, 비누 등 계면활성제의 원료인 팜유, 코코넛오일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들이 저가 전략으로 선보이고 있는 PB 제품들의 가격도 인상됐다. 이마트는 지난달 자사 PB 브랜드인 ‘피코크’ 유제품 가격을 약 2.0~4.8%가량 인상했다. 롯데마트의 PB 브랜드 ‘온리프라이스’도 우유 가격을 16%가량 올렸으며, 홈플러스도 삼양식품과 기획한 MPB 제품인 ‘국민라면’ 시리즈 가격을 5%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