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토마토·파프리카, 한 배로 수출하는 기술 확립

‘뿌리채소·열매채소’ 혼합 수출… 케이(K) 농산물 경쟁력 향상 기대

2022-01-20     전승완 기자
복합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수확 후 저장 온도가 다른 고구마와 토마토, 파프리카를 한 배로 수출할 수 있는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을 확립했다고 20일 밝혔다. 농산물을 선박으로 수출할 때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한 가지 품목만을 정하고, 그에 알맞은 온도를 적용해 수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몇가지 농산물을 혼합해 수출한 사례가 있지만, 적절한 수확 후 관리 기술이나 수송 조건을 갖추지 못해 쉽게 부패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수출하는 고구마와 파프리카, 토마토에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을 적용하고 현지 반응을 살폈다. 뿌리채소인 고구마는 수확한 뒤 아물이 처리(큐어링)하고 12도(℃)에서 저장한 다음, 염소수로 세척 포장했다. 또한 수출 전 이산화염소도 쐬어(훈증) 주었다. 열매채소인 파프리카는 색이 80% 수준으로 들었을 때 수확한 뒤, 예비 냉장 후 기능성 포장재(MA)로 포장했다. 다른 열매채소인 토마토는 색이 10(변색기)~30%(채색기) 정도 들었을 때 수확해 예비 냉장했다. 수확 후 처리방법을 달리한 고구마, 파프리카, 토마토 3품목을 한 컨테이너에 실어 온도 9도(℃), 환기구는 3분의 2를 열어두는 조건을 똑같이 적용해 수출했다. 그 결과, 선적한 지 15일이 지나 현지에 도착한 고구마와 파프리카, 토마토의 품질이 매우 좋았고, 현지 구매상(바이어)과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선도 유지 기술을 적용한 고구마의 부패율은 3% 미만으로 나타나, 무처리 고구마 부패율 20~30%보다 훨씬 적었다. 현지 구매상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0% 이상이 ‘한국산 고구마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토마토와 파프리카도 전반적으로 꼭지 곰팡이, 마르는(위조) 현상 없이 신선함을 유지했다. 농촌진흥청은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 확립으로 농산물에 대한 수출 물류비 지원 중단에 대응해, 여러 농산물을 배로 한꺼번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 수입 요청이 많은 고구마와 일본 외 동남아시아로 수출 확대를 노리는 파프리카, 토마토를 신선하게 수출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동남아시아 시장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수입 업체(고마미지) 김재용 대표는 “한 컨테이너에 다양한 농산물을 넣어 수출하고 싶었지만, 품질 저하 등의 이유로 시도하지 못했다”면서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에 힘입어 다양한 한국산 농산물을 연중 신선하게 수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홍윤표 과장은 “저장 온도가 다른 신선 농산물을 혼합해 선박으로 수출할 수 있는 신선도 유지 복합 기술을 보급함으로써 케이(K)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