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부동산정책 실패 더이상 되풀이해선 안된다.

2023-01-23     윤재오 기자
윤재오
집값 하락 조짐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내내 집값 상승을 주도해온 서울 강남권은 매도 매수 호가격차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거래가 뚝 끊겼다. 중개업소는 그야말로 ‘개점휴업’상태다. 지난해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노원구는 이달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주택매수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3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2로 전주보다 0.8포인트 떨어지며 2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던 젊은층 ‘영끌족’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집값 하락 전망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은 금리상승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새해 첫달부터 기준금리를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양적완화를 축소한데 이어 조기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올해중 기준금리를 2~3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렸다면 이젠 금리상승이 집값을 끌어내릴 채비를 하고 있는 셈이다. ‘투기꾼’이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저금리와 넘치는 유동성이 집값에 불을 지폈다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기름을 부었다. 투기꾼은 여기에 편승해 숟가락을 얻어 집값급등을 부채질한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은 집값급등의 피해자다. 집권 초기부터 매년 “집값을 잡겠다”고 장담했던 정부를 믿고 집을 팔았던 사람들은 엄청난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노후 설계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가정이 파탄지경에 이른 경우도 있다. 집이 있는 사람도 10억대 자산가의 단꿈에 잠시 젖었지만 결국 집한 채 그대로인데 세금부담만 늘었다. 자녀들 결혼시킬 생각을 하면 감당하지 못할만큼 오른 세값과 집값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 목소리가 높아진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부동산정책 실패’ 때문이다. 지금 집값은 망국적 수준이다. 엄청난 거품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젊은세대의 미래는 없다. 그런데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하던 집값이 잡힐것 같은 모습이다. 그렇지만 마냥 기뻐할 상황만은 아닌 것 같다. 만약 집값이 단기간에 급락한다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전세금과 대출을 합친 것보다 집값이 밑돌면 깡통전세가 속출한다.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집을 산 ‘영끌족’들은 이자부담과 자산가격 하락에 경제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가정경제의 기반이 무너지면 소비위축과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며 경제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했다. 이제 다음 정부는 집값 정상화를 책임져야 한다. 집값은 반드시 잡아야 하지만 자칫 브레이크 없이 추락한다면 또한번 심각한 경제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 집값 거품은 반드시 걷어내야 한다. 집값 하락을 막아서는 안되고 막을 수도 없다. 그러나 좀더 넓게 멀리 보는 정책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잘못된 처방으로 투기를 잡기는 커녕 시장을 왜곡시켜 국민들을 고통에 몰아넣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세금제도와 규제를 정비하는 것이다. 그래야 집값이 제대로 충분히 떨어지고 경제가 건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