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늘 한 끼, 가볍게 시작해보는 비건

2023-01-24     기고
이우경
[매일일보 기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단어였던 ‘비건(Vegan)’ 여전히 비건은 소수에 속하지만, 그 단어는 이제 꽤나 많은 이들이 알 법한 단어가 됐다. 하지만 비건이라는 단어의 유명세에 비해 그 뜻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 또는 지향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아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대개 사람들은 단순히 ‘채식주의자’, ‘육류를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 정도로 알고 있다. ‘비건(Vegan)’은 정확하게는 채식주의자의 한 종류이다. 채식을 하면서 유제품, 가금류의 알, 어류는 먹는 채식주의자인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부터, 채식 중에서도 땅에 떨어진 과일과 견과류만을 허용하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인 ‘프루테리언(Fruitarian)’까지. 다양한 채식주의자들 가운데 모든 육식을 거부하고 식물성 식품만을 먹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비건(Vegan)’ 이라 한다. 이렇게 각기 다른 것만 같고 다양한 채식주의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본질 또는 지향하는 이유는 모두 동일한 목표에서부터 시작된다. 바로 동물을 착취할 여지가 있는 식품을 제한, 거부하는 것. 인간이 필요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정상적인 양산 방식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다가 결국 고기로 생을 마감하는 동물 또는 농가 등이 적발된 일부 사례들이 주는 현실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에 해당될 여지가 있는 동물성 원료를 활용한 모든 것들을 거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동물의 복지와 권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들의 제한과 거부는 비단 식품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 서비스 등을 포함하며 그 범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먹는 것에 대한 어떨까. 일상에서 육식이 한순간에 사라진다고 하면 단순한 불편함을 떠나 실제로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부터 들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주변을 둘러보면 동물성 원료를 완벽하게 배제한 음식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모두가 알법한 국내 식품 제조/가공 업장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다양한 비건 메뉴와 레시피를 개발해 내기에 뛰어들고 있다. 바로 채식주의자들이 비건 식당을 먼 길을 이동해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함이다. 그만큼 최근 국내에도 많은 채식주의자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동물 복지 향상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식사대용으로 빵을 애용하는 이들을 겨냥한 비건 빵의 인기 또한 함께 가파르게 상승 중에 있다. 계란과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빵. 분명히 평소 먹어왔기에 알고 있던 그 빵의 맛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 하는 이들이 대다수일 것이라 예상한다. 이우경 대표(비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대표)는 “기존의 맛과 영양을 챙기며 비건의 목표와 건강도 모두 챙길 수 있는 비건 빵도 다양하다”라고 답했다. 맨 처음 빵집을 시작할 때의 이 대표는 그저 빵이 좋아서 시작했으나 “보다 좋은 재료로 만들어보자”라는 욕심에 개발과 공부를 거듭하다가 지금의 비건 베이커리 카페가 됐다. 처음엔 기존 레시피와 재료의 제한이 주는 한계에 막연하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동물성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원료들은 상당히 넓고 다양하며, 기존의 풍미까지도 유지할 수 있는 레시피 또한 많이 개발됐다. 이제는 시중에서 쉬이 구할 수 있는 재료와 밥솥만을 가지고도 비건 빵을 만들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비건으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려 할 때 바로 이 대표가 언급했던 ‘처음 비건을 공부하고 동물성 원료를 철저히 기피한 레시피를 개발할 때의 그 막연한 감정’을 느낄 것이라 짐작한다. 시작부터 철저히 지킬 수는 없어도 비건이 돼 나가는 과정 중 하나로 오늘의 식사 중 한 끼는 비건식을 섭취해 동물들의 행복과 나의 건강도 챙기는 비건 지향이 돼 보는 건 어떨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